기사 메일전송
영천시, 또 인재 논란-배수문 개/폐 매뉴얼 몰라 늑장 대처…포도 농가 수몰 - "공무원 배수문 작동 방법조차 몰라"...박스·냉장고·비료·소금 등 농자재 …
  • 기사등록 2024-07-15 15:11:52
  • 수정 2024-07-15 16:03:59
기사수정

[영천투데이=장지수 기자]

영천, 또 인재-배수문 개·폐 매뉴얼 몰라 늑장 대처

삼호리 과수원과 주택, 허리까지 물 차

박스·냉장고·비료·소금 등 농자재 피해

"공무원 배수문 작동 매뉴얼조차 몰라"

"출입 열쇠 채워놓고 비밀번호도 몰라"

주민, 카터기로 열쇠 절단 후 수문 관리

피해 주민, "100% 인재, 포도 수확 울상"


▲ 영천시 금호읍 삼호리 삼호배수문 옆 포도농가 피해자 주민이 11일 침사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점선과 화살표는 침수된 물 높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지수 기자)


영천시의 호우피해 대응과 관련해 인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금호읍 한 포도 농가 침수 피해에서도 "100%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 영천시 금호읍 삼호리 4-2, K 씨(70) 포도 농가는 주택과 함께 '삼호동 배수문'과 바로 접해 있다. 배수문 주 관리기관은 금호읍사무소로 크기는 가로·세로 3M 2개 수문이다. (사진)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 농가 옆 소하천은 "금호강보다 높은 위치에 있고, 좀처럼 역류 가능성은 작다"는 게 12일 피해자 K 씨의 설명.


▲ 삼호동 배수문... 점선은 11일 금호강 최고 수이를 표시하고 있다. (수문 뒷쪽이 수몰 포도 농가) (사진/장지수 기자)


지난 11일 금호강 수위가 최고점에 도달하면서 오전 8시께부터 역류가 우려되자 K 씨가 8시 20분쯤 금호읍에 배수문 역류 차단 조치를 요구하는 소동이 일었지만 이날 금호읍 직원은 늦은 오전 8시 5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문제는 도착한 직원이 배수문 작동 매뉴얼조차 몰라 우왕좌왕하면서 본청 동료 직원과 통화를 시도하고, 또 다른 직원이 도착했지만, 작동 방법을 모르기는 마찬가지. 결국 본청 하천계 담당이 현장에 도착해서야 배수문은 닫혔다.


더 황당한 일은 다급한 K 씨가 해당 직원에게 강제 수동조작을 요청했지만, 도착 직원은 출입 통제 (자물쇠) 비밀번호조차 모른다는 것. 결국 카터기까지 동원 소동이 일고, 본청 직원이 도착해서야 겨우 열쇠를 열고 수문은 컨트롤된 것.


▲ 삼호동 배수문 현황. 국가 하천으로 2012년 국토해양부가 설치하고 주 관리자는 금호읍사무소로 되어있다. (사진/장지수 기자)


8시 20분 주민이 신고한 후 1시간 46분 만인 오전 10시 6분에야 배수문 강제(수동) 처리됐다. 긴박한 상황에서 두 시간 가까이 우왕좌왕하면서 역류 차단은 실패했고, 이미 농가 주택과 포도밭을 덮친 후다.


사고가 나자, 영천시는 뒤늦게 양수기를 동원해 침수된 물을 긴급 배출했지만, K 씨는 포도 수확기를 앞두고 물에 닿은 포도 봉지를 제거할 수밖에 없어, 다가오는 포도 출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와 관련해 K 씨는 "수일 전부터 집중 호우로 물난리를 겪으면서도 주무 관리기관인 금호읍 공무원 누구도 배수문 관리메뉴얼과 관리함, 열쇠 번호 및 조작 방법조차 모르고 현장에 나오느냐"라며 울분을 토했다.


피해 주민은 "이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며 100% 인재다"라며 영천시의 형식적 재난안전 대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 삼호동 피해 포도 농가가 11일 당시 포도밭 수몰 높이를 표시하고 있다. (왼쪽 원 점선은 수몰되면서 물에 잠긴 포도 봉지를 벗긴 상태 (사진/장지수 기자)


한편, 문제의 '삼호동 배수문'은 2012년 7월 국토해양부가 설치해 영천시 금호읍사무소를 주 관리기관으로 지정하고, 금호강 수위가 역류하면 자동으로 배수문이 닫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본지 현장 취재 당일(13일) 배수문 제어시스템을 살펴본 결과 각각 내·외수면 기록장치는 정상 작동되고 있었으나 두 개의 수문 중 제1 수문은 작동 중지되어 있어 고장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영천시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호우로 전 직원이 현장에 출동해 있고 7월 8일 인사이동으로 업무 파악도 하기 전 일부 우왕좌왕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해당 지역은 수문을 닫으면 더 침수할 수 있는 상습 침수 지역으로 앞으로 배수펌프 설치를 검토하고, 책임 관리자 지정 등 철저한 대비를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직원은 "지체 시간은 1시간 이내로 카터기 소동은 열쇠가 잘 열리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안다"면서도 "카터기 절단 행위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 수몰 후 영천시가 동원한 긴급 양수기


▲ 영천시 안전재난 하천과에서 관리하는 삼호동 배수문 모니터링 (CC) TV


▲ 삼호리 피해농가 전경(사진은 11일 침수 후 13일 모습)


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yctoday.net/news/view.php?idx=1198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회원로그인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청도군 이서면, 우거진 잡초밭...황금빛 웃음 해바라기 휴식처로
  •  기사 이미지 민주평통 영천, 한민족 뿌리 찾아 3박 4일 백두산 연수
  •  기사 이미지 영천 제6회 작약꽃 축제...10일부터 19일까지 영천시 화북면 일대
청와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