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영천시 예산심사는 의회가 아닌 주민에게 물어봐야” - 권호락 의원,“예산결산위원회 미쳐도 그렇게 미쳐서는 안 돼” - 이상근 부의장, “주민이 안 된다▶예산 삭감&주민이 된다▶예산 살려…
  • 기사등록 2017-09-11 20:50:28
기사수정


▲ 제 186회 영천시의회 임시회의 본회의 전날인 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박보근, 오른쪽)가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심도있게 심사해 삭감했다는 예산이 주민들의 항의로 쉽게 되살아났다.


[장지수 기자] 영천시의회가 갈 길이 멀다. 지난 제186회 임시회 제2회 추경예산(안)심사에서 의원 간 갈등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산업건설위(위원장 정연복)에서 심도 있게 심사해 삭감한 예산을 예결위(위원장 박보근)에서 주민들의 항의로 되살려 주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권호락 의원(나 선거구)은 이를 두고“예산결산위원회 미쳐도 그렇게 미치면 안 된다“며 예결위를 강하게 비토하고 ”앞으로 상임위는 필요 없다. 예산은 주민들과 상의해 결정해라“면서 직격탄을 날려 의원간 갈등이 또다시 증폭됐다.


이같은 갈등은 지난 7대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래 좀처럼 사거라 들지 않고 툭하면 수면위로 올라온다.


발단은 산업건설위에서 삭감한 건설과 소속 청통면 우천1리 농수로정비공사비 1억5천만원이다. 당초 이 예산은 산업건설위(위원장 정연복, 간사 박보근, 위원 권호락·이상근·이춘우 의원)에서 도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시급하지 않는데다 본예산도 아닌 추경에 순수 시(市)비로 할 사업이 아니다는 이유로 심도 있게 심사해 삭감한 예산이다.


우천1리 이장과 일부 주민들(새마을, 개발위원)은 “농수로 정비보다 더 시급한 5건의 사업이 있는데 농수로정비를 하지마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영천시가 돈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지만 예산을 줄려면 더 급한 5건도 함께 해결하라”면서 의회를 압박한 원인도 이 예산을 삭감하는 이유로 작용했다.


하지만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박보근, 간사 김찬주, 위원 전종천·허순애·이상근·정연복 의원)에서 이 삭감된 예산을 되살려갔다. 문제는 되살려간 이유다. 예산이 삭감됐다는 소식을 어떻게 확인했는지 해당 지역 주민들(신덕1리주민) 15여명이 허순애 의원실로 찾아와 “30년 숙원이다 예산을 살려 달라”며 거칠게 항의한 것이다.


이들은 만약 예산을 주지 않을시 “2차 적으로 플렌카드를 걸고 추가행동에 들어가겠다.”며 허 의원실에 자리를 차지하고 거친 항의를 이어갔다. 허 의원은 “이번에는 어렵다, 다음 정리추경이나 본예산에서 주겠다”면서도 “예결위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등으로 돌아가 줄 것을 요구했으나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버텼다.


이 때문에 예결위 예산심사가 1시간30분가량 지연됐다. 심지어 이상근 의원은 ”우천1리 대표자를 수배해 와서 상의하라"는 등 항의하는 주민들에게 제안도 했다. 결국 해당 우천1리 대표주민이 와서야 신덕11리 항의주민들과 합의에 이르고 예결위는 이 예산을 되살려준 것이다.


한때 예산이 되살아났다는 소식을 듣고 허순애 의원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신덕1리 주민들은 환호의 승리 박수를 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종결되자 권호락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세상에 이런 의회도 있느냐? 이럴 것 같으면 상임위가 뭐 필요하나, 상임위에서 자신들이 삭감하고 또 예결위에 가서 자신들이 또 되살리는 이런 의회도 있냐”면서 상임위 무용론까지 나왔다.


여기에 대하여 이상근 부의장은 삭감사유와 되살린 사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동내 이장이 더 바쁜 사항이 있는데 왜 이걸(농수로정비) 먼저 해 주느냐?는 민원이 있었고 별다른 대책도 없어 삭감했다”면서 "또 삭감해 놓고 나니 반대쪽 주민들이 찾아와 이 길은 우리가 사용하는 길인데 왜 삭감하느냐는 민원이 있었다. 그래서 양쪽이 합의해 다시 되살렸다"고 말했다.


이상근 부의장은 ”우천1리 이장이 이보다 더 시급한 일이 있는데 안 된다고 해서 당 예산을 삭감했고, 다시 우천1리 이장이 와서는 신덕1리 주민들과 합의해 예산을 살려주어도 된다고 협의가 이루어져 되살려주었다“는 해명이다.


이같은 예산심사 논쟁에 의원들 간 갈등이 극하게 심화하고 있다. 앞서 산업건설위 일부 의원들에 따르면 예산심사 당시 해당지역구 의원도 면장도 모르는 예산이 편성되었다는 이유로 1차 삭감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거기다가 일단 예산은 되살려주고 일단락되었지만 박보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포함한 많은 의원들은 “집행부 담당이 와서 예산의 필요성을 요청한 것도 아니고 주민들이 집단으로 몰려와 항의한다고 상임위에서 심사숙고해 삭감한 예산을 되살려준 것은 의회 예산심사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해 권호락 의원은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 앞선 간담회장에서 “이번 예산 통과는 의원들 스스로 의원의 의무를 포기한 것이다.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 사표를 내야한다. 예산을 이렇게 심사할 것 같으면 산업건설·운영위·총무위원회 예산도 모두 주민들 불러서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예결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하여 예결위원장인 박보근 의원은 “심사를 맡은 위원장으로서 많이 부족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한편, 의원들은 이번 예산심사에서 “건전하고 효율적인 시정운영을 위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심사숙고해 예산을 심사했다”면서도 정작 법정 의무비용인 의회 의정업무지원비를 또다시 삭감 처리해 예산심사의허구성을 노출시켰다.
법정비용인 의회의정업무비 삭감은 이번으로 3번째다.

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yctoday.net/news/view.php?idx=222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회원로그인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영천 제6회 작약꽃 축제...10일부터 19일까지 영천시 화북면 일대
  •  기사 이미지 영천시, 2024년 1분기 지역발전 유공자에 대한 표창 수여
  •  기사 이미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