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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비서 상습성폭행' 안희정 충남지사 사표수리...경찰, 본격수사 착수 - 김지은 비서 "安지사에게 수개월간 성폭행당했다"...메가톤급 파장
  • 기사등록 2018-03-06 15: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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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오늘 새벽 페이스북 통해 "도지사직 사퇴 및 정치활동 중단" 발표
-'차기 대선 후보' 安 정치적 생명 끊길 듯...임종석 반사이익 전망도
-안희정 당초 "합의된 성관계였다" 주장하다가 뒤늦게 김씨 주장 인정
-폭로 나오기 몇 시간 전에 '미투 운동' 장려한 安의 위선


▲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5일 JTBC 뉴스룸에 출현해 안 지사로부터 지난 8개월 동안 수차례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한편 안 지사는 5일 오전 도청 문예회관에서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 행사`를 갖고 직원들에게 ˝최근 확산하는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우리 사회를 평화롭고 공정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자˝고 당부했다.


[PenN=양연희 기자]

여권(與圈)의 차기 유력 대선 후보 중 한명인 안희정 충남지사(53.더불어민주당)가 자신의 여비서를 몇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성관계는 있었지만 합의된 성관계였다"며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던 안 지사는 폭로가 나온 뒤 몇시간 뒤 피해자의 주장을 사실상 인정하고 도지사직 사퇴및 정치활동 중단 의사를 밝혔다.


안 지사의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에게 작년 6월부터 8개월 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했으며, 수시로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지난해 대선에 앞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 당시 안희정 후보 캠프에서 일했으며, 대선이 끝난 후 작년 6월 말부터 안 지사의 뜻에 따라 24시간 곁에서 보좌하는 수행비서로 일하다가 현재 충남도 정무비서를 맡고 있다.


김 씨는 이날 방송에서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미투 운동이 벌어진 지난 2월에도 성폭행이 이어져 검찰에 고소하고 언론에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비서로 있던 지난 8개월 동안 안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은 물론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으며, 성폭행 전후 안 지사와 자주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을 통해 대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대화 내용이 자동으로 지워지는 기능이 있다.


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안 지사는 성폭행 후 그녀에게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해 미안하다고 얘기했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김 씨는 “(안 지사가)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한테 상처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한 이날 방송에서 성폭행을 당한 구체적인 시기도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러시아, 스위스 출장 직전 충남도청에 있는 전임 수행비서에게 문제 제기를 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다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날 방송에서 “안 지사의 뜻에 따라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변경된 후에도 성폭력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심지어 성폭행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던 지난 2월 25일에도 김 씨를 불러 '미투를 보며 너에게 상처가 됐다는 것 알게 됐다' '미안하다, 괜찮냐'고 묻고는 그날도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그가 가진 권력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늘 수긍하고 그의 기분을 맞추고 지사 표정 맞추는 것이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제가 원해서 했던 관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사가 무엇보다 잘 알 것”이라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녀는 “인터뷰 이후에 닥쳐올 수많은 변화들이 충분히 두렵지만 제일 두려운 것은 안희정 지사”라며 “실제로 오늘 이후에라도 제가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방송이라 생각했다. 방송을 통해서 국민들이 저를 지켜줬으면 좋겠고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성폭력)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6일 안 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형사고소할 예정이다.


김 씨의 폭로에 대해 안희정 지사 측은 당초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 지사 측은 “수행비서와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한다. 다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지사는 6일 오전 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분들, 특히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이라며 당초의 '합의된 성관계' 주장을 번복하고 피해자인 김 씨의 폭로를 사실상 인정했다. 안 지사는 또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安, 지사직 사퇴...경찰 수사 착수


▲ 안희정 지사 페이스북 글


안희정 지사는 6일 여비서 성폭행 사실을 시인하고 지사직 사퇴와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한 뒤 서면으로 사임통지서를 제출했다.


충남도의회는 6일 오전 남궁영 행정부지사의 결재를 거친 안 지사의 사임통지서를 의회에 제출, 도지사 직에서 사퇴처리했다. 충남도는 안 지사의 정무라인인 윤원철 정무부지사와 미디어센터장, 공보 수행비서 등 10여명의 사표도 받아 일괄 처리할 방침이다. 충남도는 6.13 지방선거까지 남공영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안 지사의 성폭행 추문이 폭로된 다음날 시민들의 분노도 들끓었다. 경찰에 따르면 6일 오전 8시 20분께 30대 남성이 충남 홍성군 홍북읍 용봉산 자락에 있는 충남도지사 관사의 유리창을 부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야구방망이를 던져 안 지사 관사의 유리창을 깬 A(37) 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경찰서로 호송했다. 안 지사를 지지했던 트위터 지지자 그룹(팀스틸버드)도 안 지사와의 절연을 선언했다.


경찰은 6일 안 지사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안 자시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충남지방경찰청이 인지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수사는 충남경찰청 2부장(경무관)이 직접 관여하는 체제로 진행된다.


민주당 차기 유력 대권주자, 친노 그룹의 적자 안희정의 몰락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른바 친(親)노무현 그룹의 적자(嫡子) 정치인이자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즉 ‘포스트 문재인’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지난해 제19대 더불어민주당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고 이때 문재인 후보에 이어 2번째 지지를 확보했다(문재인 57.01%, 안희정 21.52%).


196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안 지사는 고려대 83학번 운동권 출신으로 고려대에선 운동권 서클을 모아 애국학생회를 조직했다. 1988년 반미청년회 사건으로 안기부에 체포돼 10개월 간 수감됐다.


1994년 노무현을 만났고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 캠프의 행정팀장, 정무팀장을 맡으며 최측근 참모로 활동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일등공신 중 한 명으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혔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출범 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되면서 공직을 맡진 못했다. 2004년 만기 출소 후 노 전 대통령은 안희정에 대해 “나 대신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다 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안 지사는 2010년 충남지사에 당선, 2014년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에 출마해 문재인 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현 집권세력의 유력 차기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안희정은 지난해 12월 18일 차기 충남지사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불출마를 동시 선언했다. 지자체장이 아닌 차기 대선을 겨냥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안 지사의 정치적 생명은 사실상 끊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 내 역학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같은 운동권 출신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안 지사 추락에 따른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투 운동 장려한 몇 시간 후 '성폭행' 가해자 의혹 제기된 안희정의 위선


안희정 지사는 자신의 추문이 드러나기 몇 시간 전인 이날 오전 도청 직원들에게 성폭력 피해 폭로 운동인 '미투'(#Me too) 운동을 장려한 것으로 알려져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최근 확산하는 미투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우리 사회를 평화롭고 공정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안 지사는 "충남도는 지난 3년 동안 인권도정이라는 관점에서 일체의 희롱이나 폭력, 인권유린을 막아내는 일에 힘써왔다"고 자부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남성중심적 권력 질서 속에서 살아왔고 그에 따른 폭력이 다 희롱이고 차별"이라며 "미투 운동을 통해 인권실현이라는 민주주의 마지막 과제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몇 시간 후 안 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 씨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안 지사로부터 지속적, 상습적으로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해 안 지사는 치명적 위기를 맞게 됐다. 안 지사의 법정 임기는 오는 6월 30일까지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본 기사는 펜앤드마이크의 허락을 얻어 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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