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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의 세계화는 시대 착오다" - [유신모 경향신문 외신전문기자] - "새마을운동 효율적 방식을 빈곤국에 적용시킬 수는 있지만 세계개발원조…
  • 기사등록 2015-10-01 17: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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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이 근대 국가발전의 디딤돌이 된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 개발독재시대의 강압적 국민동원형 의식개조 운동을 미화해서도 안된다. 이번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마치 각국 정상들에게 강압적 국민동원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것이나 다름없다. 결과가 아무리 긍정적이라지만 그 과정까지 외곡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는 시대 착오다"는 경향신문 유신모 외신전문기자의 메모가 눈에 들어와 소개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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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신모 외신전문기자]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이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을 뒷받침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근대적 수준의 농촌을 단기간에 변모시킨 것은 획기적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의 부정적 효과와 한계 역시 뚜렷하다. 박정희 정권의 성장 전략은 농촌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도시 위주 공업화였다. 이로 인한 도농 불균형과 농촌의 불만을 정부가 의식한 것이 새마을운동의 시작이었다.

 

1969년 3선 개헌, 1971년 박빙의 대선, 1972년 유신체제 선포 등이 새마을운동 출범과 시기적으로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철저한 관(官) 주도의 새마을운동은 농촌에 대한 정부 장악력 강화로 이어져 유신체제 버팀목이 됐다.


새마을운동은 농공 불균형, 농가부채 등 근본적 문제점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성과주의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실행 과정도 강압적이었다. 강력한 충격으로 농촌을 급변시키긴 했지만 지속가능한 농업정책은 아니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난 이농(離農)과 농촌 황폐화가 이를 잘 말해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6일 유엔개발정상회의에서 새마을운동을 빈곤 퇴치와 지속가능한 세계 발전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그는 “선친께서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떠한 성공 요인들이 국민과 나라를 바꿔놓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며 ‘지도자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박 대통령이 개발독재의 효과와 정당성을 신봉하는 시대착오적 사고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정상들이 모여 경제·정치·사회·환경이 균형적으로 통합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개발의제를 채택하는 자리에서 40여년 전 개발독재시대의 강압적 국민동원형 의식개조 운동을 패러다임으로 삼자고 주장할 수 있는 현실 인식이 놀랍다.

 

새마을운동의 효율적 방식을 일부 빈곤국에 적용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21세기 세계개발원조의 지향점이 될 수는 없다. 또한 새마을운동이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대표하는 모든 것이 되어서도 안된다.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기리고자 하는 인식을 탓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 자리에 올라 전 대통령의 과거를 미화하는 일에 몰두한다면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진정 국가를 위한다면 지나간 시대를 덧칠하려는 시도 대신 자신의 대선 공약을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국민이 선거에서 박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그의 대선 공약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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