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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영천역사박물관' 입지 선정 논란▶문화계, "진정성·확장성 결여" 재선정 촉구 - 영천시, "화룡동 확정" 추경 35억 절차 돌입
  • 기사등록 2019-05-08 23:20:09
  • 수정 2019-05-09 00: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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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찬 기자]
영천시가 화룡동 일원에 '공립영천역사박물관(이하 영천박물관)'을 짓기로 확정한 가운데 다수의 문화인들이 이에 반발, 입지 재선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영천박물관 건립계획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박물관과 문화재의 본질인 역사성과 진정성이 현저히 결여되고 있고, 시가 선후가 뒤바뀐 행정을 진행하고 있고, 향후 새박물관 건물에 실제 담아내야할 문화재들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유지비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남을 우려를 제기했다.


영천시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화룡동 영천박물관 설립을 위해 추경예산 35억원을 편성, 토지매입에 착수하는 등 행정절차에 돌입했다"면서 박물관의 구성, 유물확보방안, 부지선정 과정, 설립 의의와 향후 계획 등을 상당히 자세하게 알렸다. 시는 특히 "경북 도내에서 공립박물관이 없는 곳은 영천시가 유일하다"고 설립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영천박물관이 오랜 숙원사업, 민선7기 공약사업, 관광 연계 및 경제 효과가 탁월하다는 취지를 적극 강조했다. 이같은 보도자료가 발표되자 지역의 각종 언론에서는 대서특필하며 기대를 나타내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지난 1일 영천시 보도자료와 지난 3월 보고된 '영천역사박물관 입지선정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분석해보면 ▲박물관 설립 과정에서 중요 문화재의 확보를 최우선에 두지 않았고 ▲시가 국가지정 보물 소장자의 기부채납 의사 등 의견을 확인하지 않았고 ▲부지선정 후 주민공청회 개최로 추진 순서가 뒤바뀌어 있고 ▲화룡동 일원의 토지보상비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책정돼 부지 비용만 3배 가량 더 들어가고 ▲화룡동 일원은 통상 부지의 절반 이상을 인공조경으로 꾸며야 하고 ▲호연정 일원은 금호강을 끼고 있어 최상의 조경공간이 저절로 갖춰졌고 ▲시가 박물관을 관광콘텐츠로만 인식하고 있는데다 관광콘텐츠도 진본의 진정성이 결여되면 실패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고 ▲시가 향후 영천읍성복원이라는 역사적 숙명적 과업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점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영천시 성내동 소재 호연정에서 병와유고(보물 652호, 병와 이형상 수고본 10종 15책)를 관리 중인 이임괄씨는 "영천시가 진본 문화재의 가치와 본질을 도외시한 채 새건물 짓는데만 열중하고 있다"면서 "영천박물관이 수백년간 활용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또 하나의 문화재가 되도록 상징성, 활용성, 확장성을 갖추도록 입지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천시가 '거북바위~서세루(조양각)~영천향교'를 잇는 공간을 '역사유적지구'로 지정하고, 영천읍성복원이라는 큰 그림 가운데서 첫 삽으로 영천박물관을 짓는다면, 500여평의 호연정과 소장하고 있는 지정·비지정 모든 유물을 기증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이씨의 견해에 대해 "일부 문중의 의견만 반영할 수 없다"면서 "호연정 일원은 막대한 보상비가 들고, 부지가 좁다"고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영천박물관 설립과 관련한 현황과 시의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한편 영천박물관 설립을 공약했던 최기문 시장은 최근 복수의 문화인들이 화룡동 입지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금호강변 문화유적 지역으로 입지 타당성을 제시한데 대해 수첩에 꼼꼼하게 메모해 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최 시장의 향후 입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천시의 1일 밝힌 자료는 "화룡동 일원 1만8천811㎡ 부지에 총사업비 250억원으로 수장고, 보전실, 역사관, 선현관, 야외전시장 등을 갖춘 박물관을 지을 계획이다. 현재 경북에서 공립박물관이 없는 시는 영천시가 유일하다. 완산동 일원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골벌국 유물부터 약 1만여점의 지역 유물들이 경주를 비롯해 타지역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지역사찰과 문중에 관리중인 보물들의 원형보존 또한 중요하다. 영천시는 문화역사적 정체성 확립과 지역에 산재한 유물들을 보전관리하고 관외유출을 방지코자 화룡동 일원을 공립 박물관 최종 부지로 확정한 후 토지매입 비용으로 추경예산 35억원을 편성했고, 토지매입 및 전시유물 확보 등 공립박물관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1월 23일 입지선정 회의에서 (화룡동 일원이) 한의마을, 영천전투 메모리파크와 연계한 관광 클러스터 효과에 있어 시의원 등 대부분이 높은 점수를 줬고, 박물관이 들어선다면 문화, 예술, 역사교육은 물론 일대가 관광메카로서 경제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박물관 부지 도시계획시설 결정, 박물관 기본계획 수립 등을 추진 중이며, 주민공청회와 설문조사 실시 후 본격적으로 박물관 부지매입 및 유물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공립 역사박물관 건립의 핵심은 내년 상반기에 예정 중인 문화체육관광부 타당성 사전평가 통과로 평가가 3개월간 진행되는 서면 및 현장, 최종평가에서 적정 통보를 받으면, 이후 국비 80억을 지원받아 설계와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하고 2023년 개관할 예정이다.


지난 2월 25일 진행된 문체부와의 사전협의를 인용하면서 유물확보와 전시계획이 평가점수의 60%를 차지하고, 1종 박물관 통과기준이 100점이지만 실제 전시를 위해서는 1,000점 이상이 있어야 하며, 유물의 경우 임대형식의 기탁이 아니라 기증과 매입을 통해 소유권을 확보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유물을 기증한 문중과 소장가들에 대한 보상방안 마련에 집중하겠다. 전국에 흩어진 영천지역 유물들을 공개 매입할 수 있도록 언론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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