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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특화포럼,△겉치레 용역△문화인 '들러리'△10년전 내용 베끼기△질의응답 기회도 없어 - 아이들까지 동원해 미리 선정한 보조사업자 지키기 안간힘
  • 기사등록 2019-06-24 20:32:01
  • 수정 2019-06-25 18: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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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가 지역 문화특화사업을 위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면서 겉치레 용에 문화인 '들러리', 10년전 내용 베끼기, 질의응답 기회도 없는 졸속 행사로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특히 행사에 아이들을 동원했다는 비난에서 시의원에게 "시의원도 속이는데 시민들은 어떻겠느냐?"는 질책을 당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당초 이 사업은 법률에 보장된 공청회까지 생략해 사전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의혹도 받고있다.

[강병찬 기자]
영천시 문화특화지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포럼과 원탁회의가 지난 22일 상공회의소 강당에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영천시에서 기본 용역을 발주한 (사)지방행정발전연구원이 주관했다.


영천시 문화예술과 조한웅 과장과 공무원들, 박영환 도의원과 영천시의회 김병하 운영위원장, 우애자 시의원, 최순례 시의원이 자리했다. 그밖에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영천역사문화박물관 지봉스님, 영천시향토사학회 이임괄 전 회장, 박세호 서예가, 별빛영화관 장영준 관장 등 정치계와 다수의 문화인들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이 날의 주제는 ‘시민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문화도시 영천’이다. 1부 포럼의 주제 발표는 오동욱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이 했다. 이어서 이정원 (사)지방행정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용역추진상황 보고로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오동욱 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았고, 이강형 경북대 교수, 최영준 건축사무소 아키텍톤 소장, 이창원 (사)인디053 대표가 토론에 참가했다.


2부는 원탁회의로 진행됐다. 이창원 대표가 메인 퍼실리테이터(적극적인 회의의 주관자)를 맡아 영천시 문화특화지역 의견을 공유하고, 특화지역 조성을 위한 아이디어 결과를 도출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탁회의에는 최은하, 하경원 씨 등이 테이블 퍼실리테이터를 맡았다. 이들은 이번 사업의 보조사업자로 선정된 ‘문화도시영천시민협의회’ 소속 맴버들이다. 시민협의회의 이중기 회장은 보조사업자로 선정된 단체의 회장이면서도 이날 행사에서는 소개마져 없었다.


◇무성의한 토론 진행, 사전 각본 의혹
주관 기관이 제공한 자료집에는 첫째, 오동욱 연구위원이 주제발표 한 '법정 문화도시 실현 가능을 위하여'라는 토론 자료와 둘째, 이정원 책임연구원의 '문화특화지역(문화도시형) 기본계획 수립 중간보고' 자료가 담겼다.


주최측이 포럼장의 오디오시스템을 사전에 점검하지 않아 심한 울림 현상으로 인해 발표자의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시정요구에도 아무런 해명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원성을 샀다.


진행된 토론은 오디오시스템 준비 미흡에 따른 불편 이상으로 겉치레로 이어졌다. 누가 듣든 말든 심한 메아리 음성은 장내에 이어졌다. 자기들 스스로 "무슨 내용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발표자나 토론자 모두 무성의한 언변을 쏟아내는 모습을 연출했다.


설마 했던 대로 일체의 질의응답의 기회는 결국 없었다. 이에 대해 영천시 담당자들은 아무런 요구나 제지가 없어 사전 각본에 따른 진행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한 참석자는 "영천시의 문화 활성화를 위한 포럼이 개최된다는 보도를 듣고 시간을 내 왔는데, 이렇게 질의 시간을 고의적으로 빼 먹을 줄 몰랐다"면서 "영천시의 일방통행식 토론문화가 좀체 시정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규탄했다.


◇6800만원 용역이 10년 넘은 자료 베끼기
인사만 하고 자리를 뜰 줄 알았던 김장주 전 경북도지사가 이례적으로 주제발표 내내 자리를 지켰다. 김 전 부지사는 "이처럼 중요한 용역을 '문화 전문 연구원'이 아닌 '일반 행정 연구원'에 맡겨서는 안된다"면서 "그렇다보니 용역보고서 내용에 깊이가 너무 없다"고 촌평을 쏟았다.


보고서의 내용도 칭찬받지 못하는 평가다. 큰 관심을 갖고 행사에 참석했다는 모 문화인은 "보고서의 내용 중에 '활용 가능한 역사적 유휴공간 예시'를 보면 철거된 지 10년도 넘은 중앙동 장갑공장과 수년전에 철거된 영천등기소와 영천제일교회가 포함돼 있는 등 베끼기로 일관해 용역회사의 무성의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영천시가 6800만원의 고액 용역비를 주면서 이런 수준의 용역을 묵인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병하 운영위원장은 "요건을 채우려는 방법을 만들기위해 이렇게 행사를 진행하느냐"면서 "시의원들에게도 이렇게 속이는데 시민들에게는 어떻겠느냐"고 영천시(담당)를 민망스럽게 질타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포럼과 원탁회의에 어린이 6~7명이 동원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린이들이라고 문화욕구가 없을 수 없겠지만, 동원된 초등 학년의 어린이들은 미성년자로서 법률행위를 할 수가 없고, 토론 내내 책상에 엎드리거나 들락날락 하는 등 좀체 이해될 수 없는 행동으로 포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이들의 의견은 교육기관을 통해서도 효과적인 청취가 가능한 부분이다. 이날 아이들을 빼고, 보도를 보고 자발적으로 찾아 온 문화계 인사들과 정관계 인사들을 제외하면, 주최 및 주관 측 인사들 외 순수시민은 10여명에 불과했다. 결국 머릿수 채우기 아이들 동원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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