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설] 274, "나 홀로 청렴(淸廉)이 전부는 아니다"
  • 기사등록 2019-07-05 22:03:59
기사수정


▲ 영천신문 보는 다람쥐


7월1일로 최기문 영천시장 취임 1년을 맞았다. 두 번의 국회의원도전 실패 후 목표를 바꾸어 삼수 만에 영천시장자리에 올랐다. 취임사에서 “저의 255mm 작은 두 신발로 밟지 않은 영천 땅이 없다”며 선출직 10년의 회한을 밝혔다. 시민들은 그만큼 영천현안에 밝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대한민국 경찰청장이라는 최고위직을 경험한 최 시장이기에 시민들은 빠른 시정장악으로 활기 넘치는 새로운 영천을 기대했다. 역대 시장들보다 유독 ‘청렴(淸廉)’을 강조했기에 공직사회역시 최 시장 스타일(人事)에 큰 기대를 걸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일까? 지난달 26일 단행된 최 시장 세 번째 정기인사(7월1일자 국장1명, 과장9명 등 281명의 중·대폭 승진 및 전보)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뚜껑을 열기도전부터 보복성인사에서부터 비선·정실인사, 줄 세우기, 등 근거 없는 소문이 파다했다. 최 시장 스스로 뒷문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기준은 무시됐고, 의회로부터 두 번씩이나 경고 받은 6개월 전보금지 지적도 외면했다. 경력 1년차가 3년차를, 70년생이 5~7년 고참을 뛰어넘었다. 매 2년마다 실시한 개관적 인사자료인 근무성적평정(승진서열)까지 철저히 무시되고 최하 순위가 1순위를 재꼈다. 6개월짜리 국장승진은 물론 핵심 주무계장이 차석·3석으로 좌천되는 날벼락도 맞았다. 최 시장은 “예측가능하고 공정한 인사정책이라”며 취임과 동시 야심차게 도입한 직위공모제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은근슬쩍 폐기했다. 스스로가 실패한 인사정책이라는 것을 증명한 례다. 이 와중에 사무관 승진과 주요보직자리에 북안출신(최 시장)이 약진한 흔적은 눈엣 가시다.


이번 인사는 철저한 연공서열 파괴로 예측가능이라는 단어는 물음표만 남기게 됐다. 최 시장이 직원들 앞에서 알 수 없는 쪽지를 흔들며 “제가 인사권자입니다”라고 강조했던 자신만의 레드카드(경고)가 이번 인사로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공직자는 특성상 승진에 목을 낼 수밖에 없다. 이번 인사로 조직의 사기저하는 물론 화합과 결속력이 깨질 우려까지 제기되는 참사수준의 인사로 평가된다. 당연히 해명이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같은 인사참사는 이미 예견됐다. 인사담당~총무과장~행정자치국장~인사위원장(부시장)~인사권자(시장)에 이르는 인사라인 모두가 사전 실무(인사담당) 경험이 전무 한 것으로 확인 됐다. 승진에 뇌물이 오가지 않는 청렴만을 강조한 나머지 조직 장악에 실패하고 인적 환경마저 살피지 못한 무지가 부른 결과로 단정하고 싶다. 조급함에 인사혁신을 내 세운 보여주기 식 최악의 인사라는 지적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최 시장은 이번 인사를 두고 “깨끗하고 공정하며 조직의 활력을 위한 공정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있다”는 스스로의 자평이지만 많은 언론들과 공무원 노조는 최 시장의 생각과는 반대다. “평정이 무력화된 비정상적 인사였다”는 지적과 “인사혁신방안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포용행정을 펼쳐야 한다”는 대안제시도 있다. 또 노조는 “공감과 이해의 범위를 벗어났다”면서 “기준을 무시한 자의적 인사는 없어야 한다”고 경고까지 던졌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없듯이 시정에도 '청렴'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번 인사 결과는 시민들의 여론과도 결코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늘어난 이유를 뒤돌아 봐야한다.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최 시장은 아직도 선거기간이다”는 지적이다. 시정은 뒷전이고 크고 작은 행사장마다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올인 하는 모습이 곱지 않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부인 이호성 여사까지 합세해 행사장을 찾는 횟수가 잦자 급기야 “업무는 팽개치고 3년이나 남은 재선 행보냐?, 시정은 언제 살피냐?”는 등 비난이 소리도 점차 높아만 간다. 이번 인사 결과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28일 자신의 취임 1년 시청출입기자 간담회상에서 기자들로부터도 따가운 지적을 받았다. “시장님이 너무 '자잘'하다. '최 계장'이라고도 한다. 사모님이 행사장 방문 인사가 너무 잦다”는 등 자제 제의를 받은 것이다. 최 시장이 시정장악을 하지 못해 역설적으로 업무처리 수준을 ‘계장급’에 비유한 지적이다. 이번 인사결과와도 결코 무관치 않다. 또 다른 기자로 부터는 시장 사모님 이하 국·과장 부인들의 모임인 ‘별빛회’는 “쓰잘때기 없는 모임이다”는 비난을 받았다. 부인이 국·과장 부인들과 줄줄이 행사장에 나타나는 줄서기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다는 지적에 최 시장은 “간부회의 때 충분히 검토 하겠다”는 답변으로 꼬리를 내려야만 하는 수모를 겪었다. 


앞선 민선 시장들의 허물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역대 시장들의 부끄러운 모습”, ‘설거지’라는 용어 등으로 굳이 자신의 시정 어려움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 이번 인사로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 물 한잔 같이 한 적도 없다”는 것을 '청렴'이라는 단어로 포장될 수는 없다.  자신만의‘청렴’이 만고진리는 아니다. ‘청렴’만 강조해서는 앞선 민선시장들을 넘어설 수 없음이다. 때로는 유연성도 어루만짐도 필요하다. 어처구니 없는 자화자찬(自畵自讚)은 흉물이다. 이상(理想)만 높고 실천(實踐)이 따르지 않는 안고수비(眼高手卑)의 사자성어가 의미 있어 보인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한다. “나 홀로 청렴(淸廉)이 전부는 아니다”

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yctoday.net/news/view.php?idx=510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회원로그인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영천시, 2024년 1분기 지역발전 유공자에 대한 표창 수여
  •  기사 이미지 청도읍성 예술제, 관람객 구름 인파 대 성황...미스터트롯2-박지현 가수 공연
  •  기사 이미지 경북 동부청사 환동해지역본부, 지역사회와 민·관 상생 협력 추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