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마늘] 풍년에 빈 손 수확, 지자체와 농협▶무 대책에 수급조절 실패 - “100억 들인 ‘마늘출하조절센터’ 제대로 해야”
  • 기사등록 2019-07-12 22:19:18
기사수정



[강병찬 기자]
마늘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주름이 늘어가고 있다. 영천시는 올해 지역 마늘 생산량은 3만9000톤으로 평소 2만~2만4000톤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40% 가까운 풍작이다. 현재 시중 도매가는 평년 평균은 6289원이었는데 반해 지난 9일 깐마늘 상품기준 월평균 도매가격은 ㎏당 4524원으로 28%(깐마늘) 가량 하락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원인은 정부와 지자체와 농협은 물론 재배 농민들까지 모두 수급조절 실패를 꼽고있다. 때문에 농민들은 빈손 수확에 허탈한 모습이지만 정부와 영천시와 농협이 지혜를 모으고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급조절 실패, 종합 대책 세워야

마늘가 폭락이 예상되면서 생산 농민들은 정부와 지자체를 성토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수급조절을 실패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영천시의 경우 폐업한 과수농이 농사가 비교적 쉬운 마늘과 양파 등에 몰렸고, 이로 인해 신녕면을 중심으로 경작이 20%나 대폭 늘었다. 그런데 평당 생산양도 지난해 5㎏ 수준에서 올해는 8㎏으로 작황이 늘어 총생산량이 배 가까이 증가됐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사정은 영천시가 과수 폐농들에 마늘, 양파 등의 재배를 자제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사실상 강한 통제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농민층의 고령화로 인해 대체 작목에 대한 선택의 폭이 거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에 시행됐던 재배면적 조절을 위한 ‘산지폐기’ 참여율도 저조했다. 영천에서는 53ha 규모에 2000톤 정도의 폐기에 그쳐 수급조절 기능은 거의 발휘하지 못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농민들은 올해 작황이 유달리 좋아 싸게 팔게 되더라도 배 가까이 늘어난 생산량이 일정 소득은 보전해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면적조절 산지폐기를 위한 보전금이 평당 1만2000원이라 재배농민 입장에서는 생산비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도 수급조절 기능실패의 한 원인이다.


◇정부 꼼수 수매 계획에 농민 울분

정부가 긴급히 나서 수매량을 5000톤에서 2만3000천톤으로 대폭 올리고, 수매가를 ㎏당 2300원으로 책정했으나 이것도 실효성이 적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경북에 배당되는 수매량은 8110톤. 그런데 정부는 규격 6㎝ 이상만을 수매하기로 해 농민 입장에서는 “마늘값이 아무리 폭락했다고 해도 규격 6㎝ 이상 최상품 가격은 그보다 싸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중하품을 골고루 수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종의 실효성 없는 꼼수 수매라는 불만이다.


농협도 수매가 결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창녕 마늘시장의 가격이 ㎏당 1500선에 머물다보니 계약재배에 따른 수매가를 2000원 이상으로 책정할 경우 손실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영천지역의 계약수매는 1만5000~1만6000톤 규모다.


그런데 창녕 수매의 경우 중하품이 많았고, 농협의 경우 상품 기준을 5.5㎝이상으로 하고 있어 정부수매가를 감안해 ㎏당 2000원 내외에서 결정될 공산이 커다. 농협은 당분간 시장동향을 더 살펴본 후 오는 26일 수매가를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마늘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페니실린 보다 강한 항균효과를 지닌 알리신이 풍부하다. 섭취 시 체내 면역력을 높여 원기를 보하는 강장 효과가 있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에 햇마늘을 구입할 수 있는 구매적기를 맞아 일정 정도 보관이 가능한 가정에서 마을을 사 놓고,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대도시의 대형마트에서는 깐마늘 만큼이나 요리하기 편한 다진마늘 등의 수요도 적지 않다. 세상이 편리하게 돌아가는 만큼 과거의 사고로는 시장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산·가공·유통 6차산업화는 언제?

영천시에서는 신녕농협과 함께 ‘마늘출하조절센터(채소류출하조절시설지원사업)’를 시험가동 중에 있다. 화남리에 들어선 이 센터는 총 사업비 100억원(국비 30억원, 도비 9억원, 시비 21억원, 자부담 40억원)으로 수매, 보관, 가공, 유통을 종합적으로 담당한다. 올해 이미 마늘입고가 시작됐고, 올 가을부터 가공 생산도 개시한다.


영천은 의성이나 창녕과 달리 마늘가공이 뒤쳐져 있어 센터의 역할이 중요해 졌다. 그런데 신녕농협 입장에서는 농민들의 요구를 무작정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매가가 높게 책정되고, 유통 시장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적자 위험이 있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다. 센터부지도 농협측에서 부담했다.


하지만 민간에서 직접 센터 규모의 사업장을 설립할 경우와 비교하면, 100억원 이상의 공적자본금을 투입받고도 과도한 적자우려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농민들은 “영천시와 농협이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역점적으로 마늘의 6차사업화를 추진하는 만큼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가공의 다양화와 획기적인 유통망 구축을 하지 못하면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향후에는 다소간의 공급과잉만 돼도 농민들의 시름이 이토록 깊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yctoday.net/news/view.php?idx=514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회원로그인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영천 제6회 작약꽃 축제...10일부터 19일까지 영천시 화북면 일대
  •  기사 이미지 영천시, 2024년 1분기 지역발전 유공자에 대한 표창 수여
  •  기사 이미지 청도읍성 예술제, 관람객 구름 인파 대 성황...미스터트롯2-박지현 가수 공연
청와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