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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기문 시장의 여측이심(如厠二心), 권력 쥐고보니. . . .
  • 기사등록 2019-07-20 20: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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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천신문 보는 다람쥐

[영천신문/영천투데이]

여측이심(如厠二心)이란 자기에게 긴할 때는 다급하게 굴다가 그 일이 끝나면 마음이 변함을 이르는 말이다. 즉 뒷간에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는 뜻이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최기문 시장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최시장의 180도 뒤바뀐 언론관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두 차례나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야 국회의원출마에서 영천시장으로 바꾸어 지난해 '와신상담' 당선에 성공했다. 그런 만큼 당시(당선 이전) 언론에 대해서는 '정중하게 존중하는' 입장에다 '비판적 기능'의 중요성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던 최 시장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면서 영천시청 공무원 1천명의 인사권을 좌지우지, 각종 사업의 승인도 최종 결정하다보니 선거시절과는 반대로 이제 언론의 비판이 결코 달갑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지역 신문이 시민들의 세세한 의견까지 담아내는 사안임을 감안하면, 언론을 통해 시민들의 팍팍한 삶에 견주어보고, 최 시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더욱 청렴하고 더욱 성실하게 시정 하나하나를 챙겨달라는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최기문 시장이 취임 1년 만에 시민의 작은 목소리를 무시하고, 비판 언론의 말에 귀를 막는다면, 과거 권력에 취해 대사(大事)를 그르친 군왕이나 고을 수령들의 전철을 밟아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화려하게 등장했던 그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는지는 '불문가지'다.


지난 7월 초 최 시장은 본지의 1주년 기념인터뷰 요청을 단칼에 거절했다. 그 이유가 "(본지의)질문에 대한 답변이 간담회 등에서 다 밝힌 내용 아니냐. 취임 1주년에 좋은 내용만 실어야 된다"는 것으로 "타 일간지들은 홍보실에서 만들어주는 대로 싣는데, 그 쪽(영천신문)은 왜 질문을 십 수 가지나 했느냐"는 어이없는 거절 이유다.


권력을 쥐고보니 설사 마음이 달라지지 않았길 바란다. 이미 다 보도된 내용이라 인터뷰를 할 이유가 없다면 수없이 지나간 사건들을 재탕삼탕 보도자료로 뿌리는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또 본지의 질문이 과연 시민들이 이미 알고있는 사안들인지는 이번 사설을 통해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본지 질문은 ▲지난 1년간 소회와 핵심 주요 성과 5가지 ▲향후 1년간 시정운영 지침, 시민들께 꼭 당부하시고 싶은 말 ▲현재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2~3년 내 영천시인구 10만 명 이하 시대가 예상. 주소옮기기등 한계, 인구 10만이하시대 대책은? ▲평소 최 시장의 소통방식 중 '과거인사관행', '설거지', '역대시장 부패' 등을 자주 언급하는 특별한 의미 ▲시정파악과 장악(업무)력 부족에 대한 시민들의 지적에 대한 견해 ▲승진 및 보직인사에 전격 발탁을 강조하시는데, 연공서열 훼손, 조직문화 파괴, 근무평정 무력화, 직위공모제 해제 등 우려에 대한 해명 ▲영천시 현안 폴리텍대학, 분만산부인과, 고경산단 등 문제 해결 방안 ▲취임 전 공약 중 태양광, 폐기물 등 환경혐오시설을 방어하겠다는 말씀. 그러나 요즘 민원발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에 대한 강한 대책은 없나 ▲올해 예산 조기집행률이 경북 10개 시부 중 8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2017년, 2018년도 보다 한참 후퇴한 것, 이에 대한 이유와 대책 ▲기간제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법률에 따른 현직 전환이 배제돼 논란. 탈락자에 대한 대비책과 기간제의 처우개선 방안 ▲지난 1년간 시정운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 ▲시장님이 꿈꾸는 영천에 대한 미래 비전 ▲끝으로 영천신문에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등으로 구성했지만 결국 퇴짜 맞았다.


반면 몇몇 언론사에는 최근 잇따라 최 시장의 업적들로만 구성된 인터뷰 기사가 버젓이 게재되고 있다.하지만 최 시장은 본지 인터뷰요청에 불만이 많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홍보만 해달라는 의도가 분명해진 것이 확인된 셈. 즉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속셈이 드러난 것이다.


인터뷰가 '인터뷰어(Interviewer·질문하는 사람)와 인터뷰이(Interviewee·질문받는 사람)가 얼굴을 맞대고서, 특히 눈을 바라보면서 마음 속의 진실된 얘기를 주고받는 것'이고 보면, 인터뷰이가 되면 무척 곤혹스러운 것은 인정은 되지만 언론이 시정 홍보의 관보가 아닌만큼 대놓고 좋은면만 보도해 달라는 취지는 개구리 올챙이시절 잊었다는 평.


그렇다고 1절부터 4절까지 '용비어천가'만 써 놓고 인터뷰 기사랍시고 실어주기를 요구하는 자나 받아들이는 자나 둘 다 영천시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판단은 오직 시민들의 몫이다. 공직자는 공직자의 길을, 그리고 언론은 언론의 길을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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