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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道 공연 예산 안동 몰빵, 영천시는 뭐하나
  • 기사등록 2019-08-09 20: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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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병찬 기자

[강병찬 기자]

경북도가 특정 오페라 공연을 위해 총 4억원에 달하는 공연비용을 단독 지원한데다 도의 문화예술 공연 예산의 상당부분을 특정 오페라단을 활용한 안동 지역 관련 공연에 몰아주고 있다는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영천시는 지역친화 오페라에 대한 도비 지원 신청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등 시의 문화예술과 공연 행정이 복지부동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도는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상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인 석주 이상룡 선생의 독립운동 일대기를 그린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창작오페라 '석주 이상룡'은 10일 안동예술의전당 웅부홀, 15일 서울KBS홀 등 총 4회 공연을 한다.


이 오페라는 로얄오페라단(대표 황해숙)이 주최·주관하고, 경북도가 후원한다. 그러나 이 오페라의 포스터에는 주최자가 경북도와 안동시로 돼 있고, 로얄오페라단이 주관사로 표기돼 거액 공연비 단독 지원 말고도 특혜 의혹을 뒷받침 하고 있다.


경북도는 로얄오페라단이 1858년 안동에서 태어난 이상룡 선생(상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의 이러한 조국독립에 대한 숭고한 삶과 정신을 창작오페라 '석주 이상룡'에 담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애국애족의 정신'을 우리에게 전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로얄오페라단이 그동안 경북의 인물을 모티브로 했다는 창작오페라 '심산 김창숙(2010년, 성주)', 서애 류성룡 '아!징비록(2012년, 안동)', 여성독립 운동가 '김락(2015년, 안동)' 등 4개 작품 중 3개가 안동의 위인을 소재로 했다.


통상 경북도에서 지원하는 문화예술 지원금은 경북도내 시군에서 자체 예산을 잡아 도에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지원의 목적이 지역 예술인들의 자생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참가자의 상당수가 도내 예술인이어야 하는 등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로얄오페라단은 대구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경북도가 안동 지역을 소재로 한 공연과 타 시군에서 올라 온 공연에 대해 이중잣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경북도가 이처럼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예산을 공정성 없이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영천지역에서 포은 정몽주 선생의 일대기를 극화한 '오페라 정몽주'의 시민회관 공연은 영천시의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영천 시민회관이 연중 상당한 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주로 대중오락적 공연에 치우친 나머지 지역친화적이며 정통예술 분야의 공연을 철저히 배제해 온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 이유가 대중오락적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한순간의 만족감을 던져주면서 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이 얼굴을 내밀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영천시민회관이 이런 입장을 고집하는 것은 공연장의 종사자들이 정통 예술 분야에 대한 조예 없이 응용 예술이나 기술 분야의 전문가로만 구성돼 있다. 시민회관장직도 승진 자리에 목숨을 건다는 공무원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사무관'을 위한 '1석'으로만 인식된다.


그 결과 시민회관이 시립 기관으로서 고품격 공연 예술을 구현해 시민들이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 제공은커녕 '한바탕 인기 위주' 공연이 주를 이뤄 시민회관 공연에서 문화·예술의 철학과 창작성과 품격은 실종된 지 오래라는 평가다.


그러면서도 시민회관 홈페이지 관장 인사말에는 포은, 노계 선생과 최무선 장군을 내세워 영천이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예향의 도시"라면서 시민회관이 "고전과 현대가 어우러진, 예술의 창작혼이 가득한 곳"이라고 적어놓았다.


이에 대해 시민회관 관계자는 "포은 선생과 관련된 공연은 문화예술과의 3선현 담당이 해야 할 소관"이라고 손 털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문화예술과 3선현 담당은 "3선현 담당이 하드웨어 구축을 위한 부서라 공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면서 "추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도의 편파적인 도정 운영과 영천시의 복지부동으로 인한 시민들의 문화향유권 훼손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시도민들의 우려가 결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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