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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영천시 공직사회 반성을 촉구한다"▶년간 3천건 출장비 부당수급 있었다. - 지난해 출장수당 37억683만원, 초과근무수당 49억1,170만원
  • 기사등록 2019-09-10 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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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만 같아라'는 옛말처럼 추석은 국민 모두에게 '풍요와 행복'을 선사하는 날이다.


한가위의 유래를 살펴보면, 신라 유리왕이 왕녀 두 사람을 시켜 6부의 여자들을 반으로 나누어 7월 보름달부터 6부의 뜰에 모여 베를 짜는데, 을야(乙夜)에 이르러서야 헤어지곤 했다. 이렇게 하길 8월 보름날까지 해 그 성적을 평가해 진편에서 술과 음식을 마련해 이긴 편을 대접했다. 이 때 노래하고 춤추며 온갖 놀이를 다 했는데 이를 '가배'라 했다.


이 '가배'가 오늘날 '한가위'라는 뜻의 '가위'에 해당하는 그 당시 한자의 음차표기다. 가을을 초추, 중추, 종추 3달로 나누었을 때, 음력 8월이 중간에 들어가는 가을의 가운데 즉 '중추'의 우리말 표기이다. 중국에서는 추석을 '중추절'로 부른다.


즉, '한가위'는 '한'이라는 '크다'라는 뜻과 '가위'라는 가운데라는 뜻이 모여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 된다.


이 날 크고 밝은 보름달이 뜨는 만큼 '원'과 같이 풍성하고 평등하고 완벽함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점차 현대화되면서 추석으로 인한 즐거움이 점차 퇴락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추석의 옛 이름 '한가위'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세시(歲時)는 어김없이 흘러가지만 제도(制度)가 따라주지 못하거나 역(逆)으로 작용한다면, 민심은 더욱 흉흉(洶洶)해진다.


이처럼 영천시의 행정이 과거의 타성(惰性)과 악습(惡習)에 빠져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천시 공직사회에서는 최근 공무원(공무직 포함)들의 출장수당 부정수급이 드러나 무더기 환급조치를 당했다. 영천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돼 시작된 이 일은 주무부서에서 자체조사해보니, 지난해 9월 한 달에만 30명의 공무원이 239건, 249만원의 출장비를 부당하게 받아간 사실을 확인, 금액의 3배수 부과원칙에 따라 747만원을 환수 조치했다고 한다. 


1개월간의 조사에서 드러난 건수가 239건이라면, 전수조사를 벌일 경우 연간 3천 건에 육박하는 부정수급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금액이 더 큰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건은 아무런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의혹 보도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실상은 영천시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다. 영천시 감사부서에서는 출장 문제에 있어서 "(1천여명의 공무원이 한 달간 다녀오는 상당수의 출장건수에 비해) 30명만이 해당됐다"면서 그 내용도 가까운 곳에 출장을 갔으나 급한 민원처리 등으로 인해 중간에 근무지로 복귀했던 경우 등 허위출장의 경우는 거의 없다는 안이한 분석을 내놨다.


이는 영천시가 부정수급에 있어서는 사법당국의 의뢰에 마지못해 단 한 달간만 자체조사를 하면서 해당 공무원들의 변명꺼리는 매우 충실하게 챙겨놓았다는 결론이다.


자신에게는 무한히 관대하게 생각하고 처리하는 태도다. 반면 영천시 공직사회는 타인, 그것도 약자에게는 무한정 냉혹하게 대해왔다.


같은 영천시에 근무하는 '기간제근로자'의 경우 영천시는 정반대의 '핑계거리'를 상당하게 준비해 두고 있다.


영천시는 기간제근로자들이 이번 추석연휴에 휴무를 하게 되면, 일당을 냉정하게 깎아버린다. 기간제근로자들에게는 명절이나 국경일이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고민거리가 되는 셈이다. '차별하면 안된다'는 법률조항이 있지만, "처벌조항이 없어 어겨도 상관없다"는 것이 영천시의 일관된 입장이다.


영천시는 또 "그들에게 줄 예산이 없다"는 것을 줄곧 내세워 왔다. 자신들은 출장수당과 연장근무수당으로 월 평균 61만9,680원을 봉급 위에 얹어서 차곡차곡 챙기면서도 사회적 약자에게는 한없이 냉혹하게 대했다.


영천시 공무원들은 지난해에만 출장수당으로 37억683만원, 초과근무수당 49억1,170만원 등 모두 86억1,853만원을 가져갔다. 이중 100분의 1만 떼 내도 기간제근로자들이 국경일과 명절에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유급휴일'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반성해서 고친다면, 영천시 입장에서는 차별금지 조항을 고의로 어겨온 '불법의 관행화'를 스스로 바로잡고, 사회적 약자가 자립하는 데 힘이 돼 주고, 서민소득 향상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대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영천시는 경찰이 강제수사를 하기 전에 이제까지 보너스처럼 챙겨온 출장수당과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전면 조사와 더불어 전면 감사를 서둘러 실시해야 한다. 아픈 곳을 도려내기 전에는 몸속에 깊게 내린 고름덩이를 결코 제거해 낼 수가 없다.


사람들은 대개 상대적 평가 속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옛 성현들은 단순한 현상보다는 비교 평가를 통해서 인간 본질의 심각성에 대해 경각심을 던졌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의 '이중성'을 가장 고약한 비인간적 근성으로서 경계를 했다고 한다.


연중 마음이 가장 넉넉해지는 한가위를 맞아 영천시 공직사회의 대오각성과 더불어 최기문 영천시장의 청렴 실천을 위한 중대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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