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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천축제 이대로 계속 되어야 할까?▶먹고 놀자판, 정체성 없는 축제 위한 축제
  • 기사등록 2019-09-27 22:45:40
  • 수정 2019-09-29 14: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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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늘한 한약축제장<2019년 9월27일 오후 5시 모습>


영천시(시장 최기문)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매년 실시해오던 한약 축제를 개최한다. 매년 관행적으로 치러 오면서 시민들은 축제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낸다. 하지만 축제는 특별한 개선 없이 진행형이다. 축제가 끝난 후 영천시의 평가는 항상 흥행, 대성황, 대박축제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엄청나다는 선전이 항상 언론의 앞줄에 선다. 시장이 바뀌었다면 변화할법도 한데 여전히 축제 형식은 몽니를 부린다. 때문에 이번 축제도 알맹이 없는 예산낭비형 축제가 될 전망이 축제 시작부터 나온다.


▲ 27일 오후 5시30분 셔틀버스(B코스) 운전자는 두번을 돌아왔지만 아직 단 한 명의 손님도 태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장소부터 입방아에 올랐다. 축제를 하면 많은 관람객이 모여야 하는데 여기저기 분산배치로 관광객은 어디로 갈지 의문이다. 셔틀버스 운행도 안내를 제대로 하지못해 B코스는 손님이 첫날부터 단 한 명도 타지 않았다. 한약과 과일축제는 한의마을에서. 포도의 기술축적을 발원하는 와인페스타 축제는 농업기술센터 일원, 문화제는 금호강 둔치에서 각각 분산 개최된다. 더군다나 축제의 손님을 끌기 위한 전국노래자랑은 시민운동장에서 그리고 왕평노래자랑은 고수부지다. 이러다보니 각 축제장소의 홍보조차 이뤄지지 않아 시민을 제외하면 지리를 모르는 외지인은 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일각의 시민들조차 이렇게 축제가 분산되어 열리는 줄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다.


▲ 27일 오후 3시 강변 고수부지 영동교 동단 불법야시장이 지역 주민들을 유혹하고있다.


축제 이름도 이랬다저랬다 정체성이 없다. 과일축제는 한약축제와 결합해 한의마을에서 개최된다. 시민들은 지역이 포도 주산지임을 감안하면 차라리 과일축제는 와인페스타와 붙여야 옳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영천시는 축제홍보를 한약축제에 초점을 두고 집중하고 있으면서 사실상 모듬축제로 그것도 장소까지 분산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매년 개선을 요구하는 반복되는 지적이지만 영천시는 아랑곳 없다.


축제 이름의 변천만 보아도 과일·한약·문화·별빛축제를 통합해 ‘별의별축제’라는 이름으로 치룬 과거가 아프다. 한약축제의 역사만 하더라도 이번이 17년째다. 과거에는 한약축제로 불리다가 어느 한 때는 한약은 사라지고 과일축제로 명명됐다. 또 한 때는 한약과일축제로 불리다가 다음해는 단어의 앞뒤를 바꾸어 과일한야축제로 불리어지기도 했다. 서로 성격이 다른 축제를 한꺼번에 묶어 특색을 살리지도 못해 실효성과 축제성이 부족한 축제는 차라리 축제에서 이름을 삭제하고 전문 행사로 빼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를 고려조차 하지 못한다.


때문에 그동안 시민들에게는 “한약축제에 한약 없고 과일축제에 과일 없었다”며 너털웃음이 쏟아졌다. 더군다나 축제 시즌만 되면 지역의 상권을 휘몰아치는 외지 잡상인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행정의 어둔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 축제 첫날부터 야시장 불법 식당에는 밤 10시30분이 지났는데도 불야성을 이루며 성업하고있다.


지난 19일부터 금호강 둔치 일원에는 106개동의 음식 잡상인 부스가 불법으로 설치돼 영천시의 행정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들이 들어서면서 폐수와 쓰레기 투기, 그리고 무허가 위생으로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했다. 더한 것은 축제장 주변 상인들의 불만이다. 아예 이들 잡상인들로 하여금 축제기간동안 주변 음식점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어제오늘이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으로 지난 2017년 김영석 영천시장 시절 마늘전에는 공무원 200여명이 동원돼 밤낮으로 불법천막 철거와 싸움을 벌인 것을 제외하고는 이번같이 행정력의 무기력은 시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하고 있다.


특히 최기문 영천시장은 대한민국 경찰청장을 지낸 만큼 강력한 공권력을 발동해서라도 불법 잡상인들을 처리해주길 시민들은 바랬다. 하지만 올해도 영천시의 무기력한 행정력은 그대로 노출됐다. 형식적인 두 차례 자진철거 계고장만 남발하고 경찰서에 고발하는 선에 그쳤다. "자진 철거하지 않을 시 강제철거하겠다는 행정 계고는 결국 허구에 불과했다.


영천시는 축제를 앞두고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담당자는 “축제기간 불법 잡상인을 경찰서고발 외에 더는 어떻게 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이해를 당부한다. 결국 노점상은 축제의 주인으로 남게 되고 불법 음식 및 잡상인 영업은 축제기간 내내 활개치고 성업할 전망이다. 여전히 축제의 진정한 주인은 올해도 특혜를 받은 외지 잡상인들이다.


이미 정해진 예산이기에 쓰고 보자는 논리가 아니고서는 이를 수는 없다. 혹 선출직들의 인기와 자신들의 선거운동을 위한 방편이라면 정말 유감이다. 타 지역의 축제를 벤치마킹 하라!. 전국 대부분 축제들이 모음축제를 피한다. 더 세분화하고 쪼개어 전문화해 단일형태로 그 실효성과 생산성을 높여나가는 추세다. 청도의 감축제도 더 잘게 쪼개어 반시축제로 만들었다. 금산의 경우 인삼 하나로 전국을 제패했다. 봉화와 강원도 양양, 울진은 송이축제로 세분화해 그들만의 트랜드를 유지한다. 특히 보령의 머드축제는 진흙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


▲ 27일 오후 5시경 한약축제 입구 모습


이처럼 전국 대부분 축제가 전문화하고 정밀해지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반면 영천시의 축제는 반대 행보다. 과일이 주인지 문화가 주인지 아니면 한약이 앙꼬인지조차도 헷갈린다. 결국 실패한 축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직자와 지도자의 마인드 변화가 없이는 애민 피같은 시민들의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사람이 바뀌면 그림자의 크기도 바뀐다. 책임이 무서워 일을 피하려는 공직자를 탓할게 아니라 그들이 과감하고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칭찬받는 창의적으로 개척할 환경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축제도 먹고 놀자판 축제로 손님 없는 우리들만의 놀이가 될 수 밖에 없는 축제가 될 전망이 너무 당연해 보인다. 불법은 눈감고 예산은 이미정해져 있으니 일단 하고보자는 축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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