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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수 칼럼] 한국당 경북, 김장주 입당 보류 왜▶"정치 색 선명해야" - 한국당 입당 거부 땐, 결국 무소속 결행 할까? 시민들 초미의 관심
  • 기사등록 2019-10-26 20: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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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장지수 발행인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의 자유한국당(경북) 입당이 전격 보류됐다. 한국당 경북도당은 김 전 부지사의 서류제출 22일 만인 지난 21일 당원자격심사 위원회를 열고 김 전 부지사의 입당을 재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논의 시기나 예정도 없다. 김 전 부지사로서는 정치 입문을 위한 첫 관문에서 큰 암초를 만난 것이다. 당연히 김 전 부지사는 중앙당에 강력 반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치신인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있는 정국(TK)을 감안하면 지역 정가는 그의 입당보류에 대한 관심이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 김 전 부지사보다 늦게 입당을 신청한 고령·성주·칠곡 출마를 준비 중인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의 입당은 같은 날인 21일 승인됐다.


이유가 무엇 일까? 정치권에서는 "뚜렷한 결격 사유가 없는데도 입당이 불허된 것은 경쟁을 의식한 현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근거는 없다. 김 전 부지사가 한국당에 입당서류를 제출한 것은 지난 9월 30일. 당은 신규 입당의 경우 통상 서류제출 7일 이내 입당여부를 결정한다. 물론 일반 당원의 경우다. 그러나 김 전 부지사는 21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했기에 현역 이만희 의원이 버티고 있는 한 입당심사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김 전부지사의 지역 연고권 해석과 그의 정치 정체성과 관련된 그간의 행적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부지사가 1964년 영천 자양 출신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 장춘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중(한영중)·고(영등포고)를 모두 서울서 다녔다. 고 1학년 때 포항고등학교로 전학했고, 성균관대를 졸업, 1990년 제34회 행정고시 합격과 함께 공직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 보면 태어나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와 2005년 영천시 부시장 역임한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영천과의 인연은 거의 없다. 그는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포함해 이명박 정부에서 중앙정부에 몸을 담았고, 줄곧 경북도에서 공직을 보냈다. 지난 2018년 4월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곧바로 6·13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출마를 준비했다 중도 포기한 이력이 있다.


당시 영천지역에서는 “김 전 부지사가 더불어민주당으로 포항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다. 또 더불어 민주당 부름을 받고 중앙(청와대 등)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다”는 등 소문이 무성했다. 특히 “김 전 부지사가 영천시장으로도 나설 것이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즉, 민주당과의 속 인연이 깊다는 여론이 시민들 사이에선 말꼬리를 이어갔다.


결국 김 전 부지사가 지난 2018년 9월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으로 부임하면서 그의 정치색은 ‘민주당 사람’으로 각인됐다. 정보화진흥원은 누가 보더라도 현 정부 사람들이 차지하는 낙하산 자리다. 굳이 설명하자면 민주당 지도부 혹은 현 정부의 장차관급의 승인 등 정권 차원의 허락 없이는 내정될 수 없는 자리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런 자리를 김 전 부지사가 경북도 퇴임 5개월 만에 내정됐다는 것은 민주당 사람으로 인식될 근거가 되고도 남는다. 이러한 그의 이력이 한국당 경북도당 차원에서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속내를 자세히 살펴보면 보류라기 보다 사실상 거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 자리에 대해 김 전 부지사는 “현 정부(여당) 차원의 내정이 아니라 공직을 일직 떠났기에 배려차원에서 임명됐다”고 해명 했지만 그 배려의 주체 역시 현 정부나 민주당 차원일 수밖에 없다. 또 김 전 부지사는 이번 입당 보류에 대한 불만으로 “42일 동안 조국사퇴를 위해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한국당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했는데, 입당 재논의는 이해할 수 없다”며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눈은 매섭다. 도당 관계자에 따르면 10월13일 조국 전 장관이 사퇴했다. 그 다음날 이런 사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김 전 부지사가 14일에도 조국 법무장관 사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었다”며 그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오버액션이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 세탁’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결국 이번 김 전 부지사의 한국당 입당 유보사유는 그가 분명한 정치적 색상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그가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희생정신과는 반대로 공천만 받으면 홍시가 저절로 떨어지는 TK지역에서 현역이 있는 자리를 너무 쉽게 넘본 것이 아니냐는 경고일 수 있다.


‘내로남불’이나 조국스러운 현 정치상황을 고려하면 일부 언론의 지적성 논지대로 과연 자유한국당이 기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진입장벽을 쌓았다는 논지가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김 전 부지사에게는 이번 한국당 입당 보류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 전 부지사 본인은 쉽게 수긍하지 않겠지만, 지역에서 이만희 의원의 지지세는 견고하다는 평가다. 이 의원이 대과없이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고 있는데다 국회 농수산위에서 상당한 활약을 펼치고 있고, 법안 발의도 매우 우수한 편에 속한다. 또 한국당 내에서 원내대변인이라는 중책을 무난하게 수행 중이다. 


이러한 이 의원이 삼선도 아닌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당내 기반이 거의 없는 김 전 부지사가 갑작스럽게 경선 도전장을 내민다는 것은 정치 입문 알리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그런데 이번 입당유보로 인해 지역의 주류 언론에서 정치신인의 입당을 뚜렷한 이유 없이 전격 보류한 것 자체가 대서특필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전 부지사 입장에서는 일견 체면을 구기는 일이겠지만, 자신의 존재를 저절로 알리는 계기도 된다. 또 입당이 늦어져 후보 경선에서 불리해지고, 국회의원 후보에서 탈락하더라도 일종의 ‘동정론’을 불러일으켜 결코 불리할 것은 없다. 국회의원 총선이 끝나면, 불과 2년 후에 지방선거가 가시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이 TK심장부이고, 본인이 정치 신인인데다, 지역 내에서 커리어도 모자랄 것이 없는 마당에 상대방의 기세에 한 번 꺾이고 나면, 재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중앙 무대 출신의 기라성 같은 인사들이 선거철에 맞춰 지역에 나타나 골목골목을 누비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날개가 꺾여 홀연히 자취를 감춘 사례는 너무나 많다.


김 전 부지사가 이번 사태로 크게 낙담해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제까지 꽃길만을 걸어온 그이기에 자신이 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지역의 정서와 정계의 냉혹함을 깨닫고서 잘못 짚었던 입장과 태도를 바로잡고, 잡다한 주변 정리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정치는 냉혹하고 여론은 엄중하다. 김 전 부지사는 ‘왜 일정대로 안 해 주는 거야’라고만 할 것이 아니다. 공직 출마자는 어떻게든 자신을 돌아보고, 더욱 진정성 있게, 더욱 겸손하게, 벌거벗은 심정으로 시민 앞에 나가야할 뿐이다. 김 전 부지사는 ‘정체성 모호’라는 바로 이것이 자신에게 굴레가 됐음을 가슴 깊이 깨닫기 바란다.


김 전 부지사는 "못 먹어도 고"를 외쳤다. 다시 말해 끝까지 이만희 의원과 한국당 경선에서 중도 포기없이 결정낸다는 결기를 보여 왔다. 만약 한국당이 끝내 이만희 의원과의 경선을 거부할 경우 무소속으로 돌아서야 할지 아니면 한국당에서 또 다른 험지 출마를 고민해야 할 판국이다. 아니면 자신이 평소 기울여 왔던 최기문 시장과의 동행을 꾀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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