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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고현천 따라 보현산 관광벨트의 마지막 퍼즐을 꿰다 - 오리장림에서 시작되는 대한민국 최고 전통숲, 전통마을의 밑그림 그리자!
  • 기사등록 2019-11-07 21: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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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찬 기자]
천연기념물 제404호인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 오리장림(五里長林)은 지금 폐교된 자천중학교 운동장 끝에서 불과 200~300m만 남아 있다.

사람들이 아예 전부 싹 밀어서 논밭이나 집터로 만들어버리기 전에 정부는 1999년 4월 6일 오리장림을 천연기념물 404호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에서 직접 관할하게 되는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은 국보만큼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오리장림으로 인해 인근 땅값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더 컸다고 한다. 무엇이 더 가치가 있고, 더 소중한지에 대해 비뚤어져 있는 가치관의 단면이다.

오리장림은 이제라도 완벽하게 복원되고 정비돼야 한다. 전국에서 드문 전통숲의 위용을 되찾아야 한다. 더불어 화북면 자천리는 중세와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지는 전통마을로 재탄생될 수 있다.


삼산이수 중 한 줄기인 고현천을 따라 왼편에는 오리장림, 오른편에는 살미산 능선이 태곳적 신비를 간직하며 우뚝 서 있다. 그속에서 유서깊은 사찰 봉림사와 신비한 불교 전설들이 숲과 마을의 숱한 풍속들과 한데 어우러진다면, '대한민국 전통숲과 전통마을'로 명성을 날릴 수 있다.


숲과 강, 산과 절, 마을과 전통, 전설과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곳, '오리장림·살미산·봉림사·자천리'로 보현산 관광벨트의 마지막 퍼즐을 꿰어보자.


이곳은 인근 경주의 계림과 황성공원에 맞먹는 신개념 문화관광자원이 분명하다.

◇국도 35호선 조속히 이전돼야

오리장림을 가로지르고 있는 국도 35호선의 이설이 거론되고 있다. 영천시는 10년 전 '오리장림 정비·복원계획'을 세우면서 국도 35호선의 이설을 그 내용 속에 넣었다.


영천시 관계자는 "국도 35호선이 이전된다면, 기존의 국도를 없애지 않고 최대한 활용해 수로를 만들고, 둘레길을 조성하고, 기존 나무들의 맥을 잇는 수종들로 오리장림의 완전복원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도 35호선은 오리장림 주변 말고는 우회·직선화 작업이 거의 끝난 상태다.


오리장림의 완전복원은 현재 오리장림의 최대 폭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자천중학교부터 오동입구까지 동종의 숲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오리장림의 수종은 모두 12종 282본이다. 낙엽활엽수는 은행나무 1본, 왕버들 37본, 굴참나무 87본, 시무나무 9본, 느티나무 25본, 팽나무 26본, 풍게나무 18본, 회화나무 26본, 말채나무 2본 등 9종 231본이다. 상록침엽수는 소나무 27본, 곰솔 5본, 개잎갈나무 19본 등 3종 51본이다. 현재 나무들의 수령은 20~350년으로 추정되고, 수고 6~24m, 수관폭 8~28m로 노거목들이 많다.


350년수령의 나무들은 경주 계림과 황성공원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 노거목의 후계목으로 전국 최고, 완벽한 오리장림을 복원해야 한다.


◇보현산권 관광벨트 착착 조성

영천시는 시의 최북단 화북면 보현산권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고 있다. 보현산은 산이 높고 골이 깊은 곳으로 동양 최대의 보현산천문대가 있다. 근래에는 전국 최장 규모의 짚와이어와 관광모노레일이 조성돼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영천시는 최근 보현산 자락에 목재체험장을 만들고, 그 주변에 큰 규모의 자연생태공원을 완성하는 사업을 한창 진행중이다. 보현산댐에 출렁다리를 놓아 경관과 스릴을 느끼게 하고, 주변에는 굽이굽이 이어지는 둘레길을 만들어 최고 수준의 트레킹 코스를 관광객들에게 선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시는 더 나아가 보현산 초입 화북면소재지 자천리에 있는 오리장림에 대한 관광자원화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2010년 미리 세워둔 '오리장림 정비·복원계획'에 따라 현 구획의 변동없이 가능한 부분에 오리장림과 연계해 적지않은 나무들을 심어 놓은 상태다. 그 나무들이 쑥쑥 자라나고 있다. 폐교된 자천중학교에는 신개념의 여행자센터와 녹색체험터를 만들어 보현산권 관광벨트의 베이스 캠프로 활용할 계획이다.


◇보현산 관광벨트 마지막 퍼즐

오리장림이 완벽히 복원되면, 보현산 관광벨트의 마지막 퍼즐을 꿰어볼 수 있다. 자천리를 출발해 오동을 지나 흐르는 고현천은 좌측에는 오리장림, 우측에는 살미산 능선을 제방으로 하고 있다.


살미산 능선 위는 오동에서 출발해 완만하게 자천리 살미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능선 아래쪽은 깍아지른 절벽이다. 아래에는 사시사철 물이 흐르고, 능선위에는 침엽수들이 빽빽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산림트레킹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다.


오리장림을 마주보며 죽 이어오던 능선은 봉림사 가는 길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봉림사까지가 5km정도로 마을 길을 따라 기막힌 트레킹 코스다. 은해사의 말사인 봉림사는 보물 1612호로 지정된 영산회상도를 소장 중이며, 유서깊은 고찰이다.


봉림사에서 되돌아와 다시 살미산 능선에 올라 정상까지 올라가보자. 정상에서는 예로부터 영천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혔다는 자천리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정월대보름이면 살미산 정상에 올라 월출을 보면서 부모의 만수무강과 자식들의 안녕을 두 손 모아 빌었다고 한다.


◇자천리와 보현산의 명성 회복


오리장림을 품고있는 자천리와 보현산의 이름은 불교에서 따왔다. 보현보살은 부처님 옆에 서 있는 협시보살이다. 자천(慈川=慈天)은 미륵보살이 있는 서쪽하늘, 자비로운 하늘을 의미한다. 이름도 아름답고 그 뜻도 의미가 깊다. 그만큼 유서깊은 곳이다.


반세기 전만해도 화북면의 인구는 1만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자천초등학교는 학생수가 900명이나 됐다. 지금의 화북면(1986년 인구 3119명의 화남면 분면) 인구는 2,200명, 자천초 학생수는 36명이다.


당시 자천오일장(4일, 9일)에는 청송, 현서, 군위사람들까지 찾아와 장터길 걷기가 힘들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지금은 시골 할머니들이 산나물을 팔러 나오는 등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요새 자천리에 가끔씩 관광버스가 나타나 사람들을 싣고 온다. 목적지는 경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자천교회와 자천공소다. 자천교회는 100여년전 서양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다. 입구 쪽의 학당과 함께 지금도 옛교회의 형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마을 앞을 흐르는 고현천 제방을 따라 마을 한바퀴를 둘러보면,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강가에 고목들이 군데군데 그늘을 드리워 나그네를 쉬어가게 한다. 영천시가 조성한 징검다리도 보인다. 한적한 시골마을 안에는 고택들도 몇채 남아있어 고즈넉한 풍치를 한껏 북돋운다.


이곳에 사람들이 다시 몰려와 명절이면 온갖 세시풍속이 재연되도록 해야한다. 또 주말을 맞은 자천리 장터에는 어른 아이들이 너나없이 몰려와 흥청망청 길거리 잔칫판이 벌어지게 해야한다. 이 모든 대역사의 첫 출발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오리장림의 완전 복원에서 비롯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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