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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수 칼럼] 영천시의회 특정후보 지지선언 유감 - 줄서기 지지선언, "독이 될까 보약 될까?" - "급하기는 급했나 보다"
  • 기사등록 2016-03-04 21:53:38
  • 수정 2017-12-29 23: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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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는 의원 개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


의회는 시민 모두의 대의기구다. 일정한 구역·신분·이익의 대표가 아니다. 전체주민의 대표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근대정치의 산물이다. 때문에 의원 개개인이 의회 밖에서 누구를 지지하던 상관없다. 다만 의회전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배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칫 전체 시민을 모독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3일 영천시의회(권호락 의장 외 의원11명 전원)가 도의원2명 등 14명과 함께 현역의원인 새누리당 정희수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의회(주민전체)가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춰진 것이다. 회견 장소를 의회 건물(공간)을 사용함으로써 그 농도는 더 진하다.


평상시에도 의원들 개개인은 정희수의원 선거운동을 사실상 돕고 있었다. 굳이 지지선언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을 공천한 현역의원을 돕고 있다는 것을 시민들 모두는 알고도 남는다. 그러한데도 의회 건물 밖이 아닌 의회 공간을 배경으로 굳이 지지선언으로 다시 한 번 재확인 시킨 것은 자신들의 다급함을 노출시킨 것이나 다름 아니다. 심히 유감이며 불쾌하기 짝이 없다.


가뜩이나 지역사회가 이번 선거 때문에 줄서기와 편 가르기로 혼란과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는 터라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높은 듯하다. 또 시민전체를 대신하는 의회 고유의 대의 권을 의원 개인의 사유물로 생각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1월29일 조서경 예비후보는 의회간담회장을 출마기자회견장으로 사용하려다 실패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의회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의회는 “조 예비후보가 말하는 ‘브리핑실’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이는 명분일 뿐이다. 내심 예의 없이 기득권에 도전하는 불편한 심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각의 심정이었다.


▲3일영천시의회 간담회장에서 영천시의원 전원과 2명의 도의원이 정희수국회의원을 지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또 의회는 지난 제6대의원시절 김형락 시의원이 청통 골프장 매각반대와 관련해 의회를 기자회견장으로 사용하려 했을 때도 반대했다. 의회(전체주민)가 개인 의원의 뒷 배경이 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는 시민전체를 대표하는 의회의 대의권이 특정인 후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앞섰기 때문이다.


반면 의회는 정희수 국회의원에게는 유독 달랐다. 정 의원에게는 의회를 출마기자회견장으로 빌려주었다. 또 그에 대한 지지선언 장소까지 의회를 병풍으로 삼은 것이다. 자신들을 공천한 살아있는 권력에게 아첨하고 별도의 특권을 부여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 1월21일 정희수의원은 자신의 출마기자회견장으로 의회간담회장을 사용했다. 당시 의회 간담회장을 사용하도록 허락한 것은 권호락 의장 단독결정이다. 다른 의원들은 물론 의회 구성원들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혼자서 결정한 것이다. 마치 의회를 개인의 사유물로 생각하고 기득권을 남용한 특혜라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지지선언도 같은 맥락이다. 의원 개개인이나 의회 밖에서 지지를 하던 선거를 돕던 상관없으며 선거법 위반도 아니다. 하지만 주민전체의 대의 권을 가진 의회를 특정인의 뒷 배경으로 삼은 것은 분명 반대의 뜻을 가진 시민들을 모독하는 행위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이번 20대 총선에 나온 모든 지역 예비후보들이 같은 당 같은 식구인데도 불구하고 일방적 한쪽권력의 편에 편중해 신인 정치입문을 원천 차단하려는 모습은 공인들의 아름다운 장면은 아닌 듯하다. 이러한 조직적 편들기가 최후의 수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지지선언이 자신들에게 독이 될지 아니면 보약이 될지는 40여일 후면 판가름 난다.


이번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어느 기자의 “지지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여기 계시는 모든 시의원(도의원포함)은 살생부가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을 조심해서 되새겨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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