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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전면 공개 ··· 국민 품으로 되돌아왔다
  • 기사등록 2020-01-17 21: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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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새해부터 관련 이미지 홈피에 등재

누구나 다운로드, 상업용·변형·2차저작 가능

병와 선생 재조명 · 보물 652호 재평가돼야



[강병찬 기자]

영천 출토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 보물 제652호 중)가 새해를 맞아 전 국민의 품으로 되돌아왔다. 탐라순력도는 조선 후기 영천에서 활약한 청백리이자 실학자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 1653년~1733년) 선생이 제주 목사로 있던 1702~1703년 사이 화공 김남길(金南吉)을 시켜 제작한 기록 화첩이다.


현 소유자인 제주도가 지난해 탐라순력도의 국보 승격을 문화재청에 신청하면서 지난해 12월 26일 전체 고화질 이미지를 개방해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까지 관련 이미지를 사용하려면 제주도와 제주박물관의 이중적인 허가를 받아야 했고, 전체 이미지 개방도 제한돼 있었다.


이 같은 결정은 본지가 제주시를 상대로 관련 전체 이미지 파일 정보공개신청이 있은 지 한 달께 지난 시점에 결정이 난 사항이다. 본지는 제주도의 관련 이미지 전면 공개에 따라 탐라순력도 전체 이미지를 다운로드해 보물 제652호 소장·관리자인 이임괄씨에게 전달한 것은 물론 이번 호 지면에 싣게 됐다. 

 
제주도는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통계만 입력하면 이미지 다운로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출처만 표시하면 별다른 허락 없이 누구라도 이용이 가능하며, 상업적 이용과 변형, 2차적 저작물 작성도 가능하다. 제주도는 이번에 개방되는 탐라순력도의 이미지가 제주의 역사 교육 현장, 문화 산업 분야 등에서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천에서는 새해 들어 보물급으로 평가되는 ‘이형상초상화’가 영천으로 귀향했다. 이번에 탐라순력도까지 일반 국민에게 조건 없이 공개돼 과거 탐라순력도가 지역에서 홀연히 반출된 데 따른 상실감을 어느 정도는 덜게 됐다.


또 영천에 남아있는 탐라순력도 외 보물 652호 서적들의 국보 승격은 물론 국가나 경북도 지정을 받지 않은 다른 유물들에 대한 재평가와 ‘실학자 병와 선생’에 대한 재조명 명분도 충분히 갖춰졌다. 강병찬 기자



◇탐라순력도의 구성과 내용

탐라순력도는 그림 41면과 서문 2면 등 총 43면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 41면은 순력 행사 장면을 담은 그림 28면, 평상시의 행사 장면을 담은 11면, ‘한라장촉’, ‘호연금서’ 각 1면이다.


현존 최고(最古)의 제주도 단독지도인 한라장촉이 화첩 첫 장에 있다. 한라장촉에는 제주도 내의 산·오름·목장·마을·하천·포구 등을 기록하고 방위 및 주변 도서와의 거리도 함께 기재했다. 화첩은 본래 그림 40면과 서문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이형상이 이듬해인 1703년 봄 갑작스레 파직을 당하면서, 화첩 마지막에 제주도를 떠나 해남 보길도로 향하는 호연금서를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종이에 수묵담채로 그렸으며 화첩의 크기는 세로 56.9㎝, 가로 36.4㎝이다. 서문과 ‘호연금서’를 제외한 40면의 그림은 ‘제목-그림-화기’의 3단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은 붉은 선으로 구획된, 가로 30㎝, 세로 30㎝의 정사각형 공간 안에 그려졌다.


현재 소유자는 제주시청이다. 소장처는 국립제주박물관이다. 보물 제652-6호로 알려져 있으나 ‘-6’은 임의로 붙인 분류다. 1979년 2월 8일 문화재로 지정된 보물 제652호의 나머지 서적류는 경상북도 영천시 성내동 호연정에 보관돼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009년 7월부터 ‘탐라순력도실’을 따로 마련해 전시하고 있다.


탐라순력도 중 가장 많은 화면이 할애된 장면은 1702년 음력 10월 29일부터 11월 19일까지 21일간의 가을 순력이다. 총 28면에 묘사돼 있다. 당시 제주도는 전라도 관찰사의 관할 구역이었지만 육지와 거리가 먼 특수성 때문에 목사가 순력을 대행했다. 제주목사 이형상은 제주도를 동-남-서-북 방향으로 정의현·대정현·제주목 등 3읍과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9개 성을 순력했다. 순력의 목적은 첫째가 군사 점검 및 조련이었다. 더하여 무기, 군량미 등의 상황을 파악하고, 둔마 점검 및 활쏘기 행사도 시행했다. 순력 중에 강사·전최·사회 등의 심사 및 양로연 행사도 개최됐다. 순력 도중 지나가는 김녕굴·정방폭포·천지연폭포·산방산 등 제주도의 명승지도 탐방했다. 대체로 시간 순서에 따라 시행된 행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고 있다.


순력과 무관한 행사 장면(11면)은 진상 및 국가 말 목장 관련 행사가 다수다. 제주의 특산품인 귤과 말 진상(공마봉진, 감귤봉진), 군사훈련을 겸해 시행한 수렵(교래대렵)과 방사(비양방록), 당시 제주도에 자리한 국마 목장 점검(산장구마, 우도점마) 등이다. 특별 행사로 제주도의 유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진 별시를 기록한 승보시사와 신당과 사찰 혁파를 기록한 건포배은이 있다. 명승지 탐방은 귤림풍악, 성산관일, 병담범주 등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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