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공포의 여론조사, 꼭 이래야 하나 - 내가 누구를 지지했는지 다알고 있다고?
  • 기사등록 2016-03-13 23:49:48
기사수정


[장지수 기자]


인간의 삶에 있어 선택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개인적 선택으로는 직장과 결혼이 있지만 사회적 선택은 선거가 여기에 속한다. 선거에서의 선택은 내가 포함된 공동체, 더 나아가 국민과 전 인류에 대한 보편적 행복을 위한 것이어서 이보다 더 중요할 수 는 없다.


선거에서의 선택이야말로 자신의 가치관을 점철시키는 목적적 의사결정이다.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여론조사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을 중요하게 여기며 자유라는 법적 지위까지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20대 총선과정에서의 지역여론조사(선택)는 우려스러움을 넘어 공포감마저 느끼게 한다. 아니 경악스럽다고 해야 하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15일 지역의 새누리당이 서울 여의도소재 한 리서치에 의뢰해 영천지역예비후보자 지지도를 조사했다. 개인 휴대폰으로 시민들에게 이번총선 지역 예비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물은 것이다.


그런데 총선을 불과 30여일 앞둔 지난11일 온 영천시가 발칵 뒤집어진 것이다. 느닷없이 지방청 광역수사대가 영천시의회에 들이닥쳐 J모 시의원을 포함해 3명의 시의원을 낚아채 갔기 때문이다. 차량수색은 물론 휴대폰까지 압수당했다는 것이다. 혐의는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예비후보가 아닌 다른 예비후보를 지지한 시민들을 찾아다니면서 회유하려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사용한 전화번호까지 조사 의뢰자가 제공한 징후도 있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조사 의뢰자가 내가 누구를 지지했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조사결과를 손에 쥐고 나에게 와서  “왜? 자신들이 지지하는 예비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하느냐?”며 따져 물은 것이 아니던가! 한마디로 “다음에 또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 알아서 해라”는 협박에 다름 없는 것이다.


이것이 있을법한 일인가! 시민들은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공개가 된다고 생각하니 무서운 생각마저 든다.”며 “앞으로 여론 조사와 관련한 전화는 아예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몽땅 태우는 꼴이다. 사실이라면 선거의 근간인 대의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사건이다. 선택의 자유도 깡그리 부정하는 범죄중의 범죄다. 이렇게 까지 해서 국회의원이 되면 또 어떤 범죄를  더 저지를 것인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3월11일자 보도 인터넷 매일신문 캡쳐>


이래 놓고도 당사자들은 반성의 기미는 커녕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해당 예비후보는 “매일신문과 언론 어디에도 자신의 이름이 없는데도 상대 예비후보가 악의적으로 자신과 관련됐다는 문자를 유포했다”면서 SNS를 통해 알리고 오히려 상대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고발 사실까지 유포하는 등 공천을 위한 이전투구 식 막장드라마를 쓰고 있다.


경찰은 당선을 떠나 선거 후 지역  분열과 갈등해소를 위한다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사건에 대하여 철저한 조사로 관련자 모두를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또 이 사건과 관련된 시민들도 영천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경찰에 협조할 것을 바란다.


영천시의회도 각성해야한다. 이번 사건에 3명 이외의 시의원들까지 줄줄이 소환된다면 그 책임을 크게 통감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시의원 없는 자치단체를 원한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의 선택은 권력자의 요구물이 아닌 시민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yctoday.net/news/view.php?idx=62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회원로그인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영천시, 2024년 1분기 지역발전 유공자에 대한 표창 수여
  •  기사 이미지 청도읍성 예술제, 관람객 구름 인파 대 성황...미스터트롯2-박지현 가수 공연
  •  기사 이미지 경북 동부청사 환동해지역본부, 지역사회와 민·관 상생 협력 추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