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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박선섭 전 포은초 교장▶정감 어린 우리말은 향토의 무형문화재
  • 기사등록 2020-03-26 2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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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 어린 우리말은 향토의 무형문화]
박선섭 교육자는 교직 시절에 직접 썼던 ‘경상도 방언’으로 된 희곡 원고들을 고이 보관하고 있다. 그는 포은초등학교에서 2012년 교장으로 정년 퇴임을 했다. 그의 희곡 원고 겉면에는 제목과 학교명은 물론 희곡을 외워 대회에 나갔던 당시 학생들의 이름이 또렷하게 박혀 있다.


그의 자작 원고는 ‘야야, 장 보러 가제이’ 등 10편이며, 그가 교사였던 1992년부터 영천문화예술제 고향 말씨 자랑대회에서 20여회 입상을 했다.


그는 향토 문화 보존의 필요성으로 방언 교육을 시행했는데,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이 할머니 할아버지들과의 정감 어린 대화에 그치지 않고, 향토 방언에 관심을 보이며, 급우들끼리의 일상대화에서도 구사가 늘었다면서 방언 교육의 효과를 설명했다.


박선섭 교육자는 영천시 북안면 출신이다. 북안초등학교를 나와 경주중, 경주고, 대구교육대학교를 나와 교사가 됐다. 젊었을 때는 경주지역에서 15년여 교사를 했다. 그 후 그는 영천으로 옮겨와 영천동부초, 임고초, 금호초, 북안초, 영북초, 영포초, 영화초, 포은초 등에서 교사, 교감, 교장을 역임하고 2012년 퇴임했다.

본지는 박선섭 교육자가 경상도 방언으로 쓴 희곡들을 다음 호부터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 박선섭 전 포은초 교장

[정감 어린 우리말은 향토의 무형문화]

경상도 향토 말씨 즉 경상도 방언은 우리고장의 상용어로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정감어린 삶이 녹아 있는 향토 문화의 유산이다. 우리 고장의 무형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 따라서 고장의 정서가 담겨 있는 말을 잊지않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한다는 동기로 희곡을 썼다. 그 희곡들을 가지고 학생들이 역할을 맡아 연극을 펼쳤다. 그 연극들은 크고 작은 대회에서 입상을 했다. 교육적 효과도 높았다.


방언 교육을 위해 그의 자작 희곡에서 표현된 경상도 방언은 고대 표준어였던 신라어를 모태로 하고 있다. 신라어는 수도인 경주를 중심으로 포항, 영천, 청도, 경산 등에서 상당한 유사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경주에서는 ‘경주말’이라는 이름으로 상당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신라어를 그냥 경상도 사투리의 오랜 옛말 정도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1000~2000년 전 신라어는 고구려와 백제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에 비해 우리 고유의 주체성을 훨씬 많이 간직하고 있었다. 이것이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한 원동력이라는 학자들의 평가다.


한글보다 앞선 우리의 글, 향찰(鄕札)은 신라에서 쓰인 향가(鄕歌, 혹은 사뇌가)로 전해 내려와 한국 고대어와 고대 문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주고 있다. 우리말 소리를 한자의 음(音, 소리)을 빌려 쓴 향찰은 한글의 모태로 재평가된다. 한 예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신라의 수도였던 ‘서라벌(지금의 경주)’에서 따 온 것이다.


정말 재미있는 현상은 학생들이 방언에 대해서 잘 알게 되는 것은 표준어에 대한 이해도도 같이 높아져 어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효과가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번 호에는 희곡 연재에 앞서 인터뷰한 자료 중에서 재미있는 경상도 방언들을 소개한다.


▶동물명 : 강생이-강아지, 얌생이-염소, 삐개이(빠가리)-병아리, 깐채이-까치, 까부든지-진드기, 모개이-모기, 파래이-파리, 곰박상이-쥐벼룩(개선충), 꼬내기-고양이, 미꾸래이(미꾸리)-미꾸라지


▶식물명 : 난새이-냉이, 달래이-달래, 돌개-도라지, 수끼-수수, 사레이-씀바퀴, 뺌쟁이-질경이, 물냉이-무릇, 말밤-마름, 무시-무우, 정구지-부추, 무레-오이


▶명사(명칭) : 자끼장-공책, 방맹이-방망이, 멍시기-멍석, 홍디깨-홍두깨, 디앙깐-뒷뜰, 디삐알-뒷산의 비탈진 곳, 입수부리-입술, 가불땡이(갑땡이)-대님, 벌거지-벌레, 서답줄-빨랫줄, 방긋돌-바위, 돌삥이-돌, 통시·뒷간·정낭-변소(화장실), 고개만디-고개마루, 서대미-빨랫감, 해끝-혀끗, 뻑구머리-고집, 소지랑물-소오줌, 저실-겨울, 가실-가을, 쪼대흙-찰흙, 뿌꿈-숨바꼭질, 안찰이(삭따구리)-삭정이, 깔딩이-썩은 나무뭉치(뿌리)


▶부사·형용사·동사 : 시나블-시나브로, 냉제-다음, 나중, 새빠지게-재빠르게, 퍼뜩퍼뜩-빨리빨리, 조로-주우러, 자빠졌노-넘어졌나?, 안갈랑교-안갈랍니까?, 우얄라꼬요-어찌 하려고요?, 시부렁거리다-중얼대다, 뭉그러졌나-없어지나?, 이자뿟다-잊어버렸다, 억시기-아주, 대단히, 말라꼬-무엇 때문에, 얼럭-빨리, 우야다가-어쩌다가, 이래댔노-이렇게 됐느냐?, 천지빼까리인데-대단히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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