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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족] 영천의 대실학자 ‘병와학연구소’ 발족한다▶보물 652호 '이형상수고본' 재평가도 추진
  • 기사등록 2020-05-29 17:58:09
  • 수정 2020-05-30 1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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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임괄(보물 제652호 소장·관리자)씨와 정병호(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장, 박규홍 영남대 교수


[강병찬 기자]
제주도가 영천출토 보물인 탐라순력도를 국보로 신청해 놓은 가운데, 지역에서도 병와(甁窩) 이형상(李衡祥, 1653년~1733년)선생 재조명을 위한 (가칭)병와학연구소가 발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병와 선생의 직계후손인 이임괄(보물 제652호 소장·관리자)씨와 정병호(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장, 박규홍 영남대 교수는 지난달 말 경북대 퇴계연구소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올해 가을에 병와학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학자와 시민들을 모아 '병와학연구소'를 발족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경북대 퇴계연구소와 도잠서원의 지산학연구소가 지난 2018년 MOU를 체결하고, 매년 초청강연회와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며 서적을 발간하는 것을 모델로 병와 선생에 대한 재조명과 연구소를 발족해 기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병호 교수는 “병와 선생은 방대한 자료를 남긴 데 비해 전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역사적으로나 학술적으로나 매우 소중한 자료가 워낙 방대하고 어려워 연구를 늦추다가는 10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면서 “보물로 지정된 악학습령(병와가곡집)만해도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 이제부터라도 국역을 서두르고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런 일은 국가와 지자체에서 나서서 대대적인 학술진흥을 해야하지만, 그 전에 민간에서도 뜻을 모아 하나하나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와 선생은 제주도가 지난해 말 국보로 신청한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보물 제652호 중)를 제작해 보존한 분이다.



병와 선생은 최근 조선 후기 고위관료를 지낸 성리학자로서만이 아니라 △17세기 실학을 정립하고 △청백리를 실천했으며 △민초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인권운동가로서의 확고한 신념을 발휘한 영천이 낳은 국가적 위인 중의 한 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병와 선생은 효령대군(孝寧大君)의 10대손이다. 1677년(숙종3) 사마시에 합격한 뒤, 28세 때인 1680년(숙종6) 별시 문과에 급제해 이듬해 승문원 부정자로 벼슬길에 들어섰다. 경주부윤과 제주목사 등을 지냈다. 은퇴 후 대부분의 생애를 경상북도 영천시 호연정(浩然亭)에서 학문과 후학 양성에 정진했다. 별세한 뒤인 1796년(정조 20)에 청백리에 선정됐다.


병와 선생은 1702년(숙종 28) 3월, 50세 때 제주목사 겸 병마수군절제사로 부임했다가 이듬해인 1703년(숙종29) 6월 유배인(천주교도)들을 두둔했다는 탄핵을 받아 1년 3개월 만에 파직됐다. 그사이 그는 탐라순력도를 제작한 것 외에도 제주의 전통풍속을 개혁해 문명화(유교화)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확인되고 있다. 그의 이러한 투철한 정신세계와 적극적인 활동이 근대의 계몽 운동과 현대적 인권 의식의 기초가 된다는 분석이다.


병와 선생은 또 성리학은 물론 역학 · 천문 · 지리 · 역사 · 예악에 이르는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방대한 저술을 남긴 실학자로도 평가된다. 저서로 『병와문집(甁窩文集)』 · 『둔서록(遯筮錄)』 · 『강도지(江都誌)』 · 『예학편고(禮學便考)』 · 『악학편고(樂學便考)』 등 60여 종 200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을 남겼다. 그중 중요한 10종 15책만을 묶어 보물 제652호가 지정됐다. 경북 영천에 남아 있는 보물의 수량이 국가 지정 단일 보물로서는 최다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제주도가 2000년께 확보해 국립제주박물관에 보존 중인 탐라순력도를 지난해 말 국보로 신청한 가운데, 영천에 남아 있는 나머지 서적류들이 희소성과 내용에 있어서 미술품보다 더 소중한 가치로서 평가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문화재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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