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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3천300억 '애물단지' 보현산댐, 물 못 채워 재 기능 못해 - 1년 반 동안 용수·전력생산 전무(全無) - 지역기후 몰이해·위치착오 등 건설 부적절성 논란제기 - 설계 때 저수량 과다계상 의혹도
  • 기사등록 2016-06-20 16:14:28
  • 수정 2016-06-20 16: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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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6월18일 001면 종합-글,사진 유시용기자


홍수는커녕 영천서도 강수량 적은 곳--수공(水公) "4대강 사업 일환"


<취수장 부근에 녹조가 발생한 보현산댐은 현재 취수탑 기준 216.5m(해발표고)의 수위를 보이고 있다. 취수를 하려면 최소 220m가 되어야 한다.>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다목적댐이 건설 1년6개월이 지나도록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2014년 11월 댐 준공 이후 줄곧 10~20%의 저수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수량 부족으로 댐 건설 이후 용수공급과 전기생산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현산댐의 기능 상실은 무엇보다도 2015년에 닥친 역대급 가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전국 연평균 강수량은 평년 대비 72%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보현산댐의 위치 부적정성, 지역기후의 몰이해, 저수량 과다계상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댐 건설 자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용수공급·전력생산 전무
보현산댐은 영천·경산지역에 용수를 공급하고 고현천의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총 사업비 3천334억원이 투입돼 2010년 7월 착공, 2014년 11월 준공됐다. 총 저수량 2천200만t, 높이 58.5m, 길이 250m 규모로 국내 최초 아치형 콘크리트 중력식 댐이다.


당초 한국수자원공사는 보현산댐이 본격 운영되면 댐 하류 지역의 홍수피해 경감과 함께 연간 1천500만㎥의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하루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은 생활·공업용수 3만6천300㎥, 농업용수 1천800㎥, 하천유지용수 2천600㎥로 예측했다. 또한 수력 발전을 통해 연간 1천391MW 에 이르는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2014년 총 저수량의 60~70%에 해당하는 시험 담수 이후 지금까지 보현산댐의 저수량은 2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현재 전체 저수량은 16.9%에 불과하다. 당초 목적인 영천·경산지역 용수 공급은커녕 전력생산마저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 하루 2천600여t의 하천유지용수만 겨우 방류하고 있다.


K-water 보현산댐관리단 이병두 단장은 “현재 수위가 취수탑 기준 216.5m(해발표고)이다. 적어도 220m는 돼야 취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이어 “월평균 유입량 및 갈수기 유입량을 고려할 때 오는 9월 말쯤이면 정상적인 용수공급 및 전력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천 보현산댐 상류지역이 적은 강수량으로 댐 건설 이전에 놓여 있던 국도35호선과 농로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저수량 부족으로 용수공급과 전기생산 본래 기능을 상실한 보현산댐은 현재 하천유지용수만 겨우 방류하고 있다.>


◆위치·기후 제대로 고려했나
영천 보현산댐이 댐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원인을 두고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보현산댐관리단 관계자는 댐 저수량 부족에 대해 “준공 이후 전체적인 강수량이 적었고, 특히 겨울철 강설량이 매우 적었다”며 ‘하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댐 위치 선정 부적합’ ‘댐 설계 시 저수량 과다계상’ ‘지역기후 간과’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보현산댐 유역의 과거 강수량 통계에 따르면 2014년 981㎜, 2015년 612㎜로 매우 적다. 특히 가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인 5월까지의 강수량이 매우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4년 1~5월 강수량은 176㎜, 2015년 1~5월 강수량은 191㎜에 불과했다. 올해 1~5월 강수량은 319.5㎜로 지난해 대비 약 67% 증가했지만 댐 저수량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당시 댐 건설을 반대한 주민들은 강수량 부족, 지질 연약 등의 이유로 위치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댐 착공 전 환경영향평가 설명회에서 지역민들은 “댐이 들어서려는 상류지역에는 6개의 저수지가 있는데 단 한 번도 만수위를 기록한 적 없었다”며 “강수량이 전국에서 최저인 지역에 댐을 건설하려는 의도가 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실제 영천지역 연간 평균 강수량은 1천21.8㎜로 전국 1천245㎜에 비해 220여㎜ 적은 편이다. 특히 보현산댐 유역 강수량은 영천 평균 강수량보다 더 적다. 댐건설반대추진위는 “인근에 영천댐, 고로댐, 성덕댐에 용계저수지, 횡계저수지까지 있는데 보현산댐까지 들어서면 안개 탓에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고 반대했다. 또 당시 한 용역업체에서는 지질구조상 불연속면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밀평가를 해야 한다며 누수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수자원공사 측은 “4대강 개발 사업에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보현산댐이 포함됐기 때문에 건설이 진행됐다”며 지역보다는 국책사업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댐 전문가들은 “영천시 전체 강우량 등을 고려했을 때 당초 설계 시 저수량을 과다계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댐 건설에 관여한 관계자 역시 “각종 정부 지원사업을 많이 받기 위해 총저수량을 2천만t 이상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말해 저수량을 실제보다 과다계상한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저수율 낮아 곳곳 녹조 발생
현재 보현산댐은 낮은 수위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댐 건설 이전에 놓여 있던 도로·농로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담수 초기 낮은 저수율과 최근 이른 무더위 때문에 댐 상류의 만곡부와 취수탑 등 곳곳에 녹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K-water 보현산댐관리단은 녹조가 댐 전체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지난 5월부터 물순환장치를 상시 가동하며 조류 확산을 막고 있다. 또한 황토살포 등 상황에 따른 단계적 대응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녹조발생에 따른 용수공급의 차질을 막기 위해 취수 수심을 조절할 수 있는 취수탑 최신설비(다단 실린더 게이트)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 설비를 이용 땐 조류의 영향이 없는 수심에서 상시 용수공급이 가능하다.


이병두 단장은 “녹조 발생 및 확산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류에서 유입되는 오염원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영남일보 유시용기자]

<본 기사는 해당기자의 동의를 얻어 스크랩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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