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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천시 승진人事,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조건' 아니 길 - 권력자에 아부한 자들 '세옹지마(塞翁之馬)' 되새겨 보라
  • 기사등록 2021-05-06 2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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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에 아부한 자들 '세옹지마(塞翁之馬)' 되새겨 보라


▲ <영천신문 보는 다람쥐>


정의롭지 않은 것을 '불의'라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면 그 자체로 불행한 사회다. 또 닥친 불행이 자신은 비켜갔거나 남의 불행이 자신에게 이익이 됐다고 마냥 쾌재를 부를 수는 없다. 남의 일로만 여겼던 그 불행이 언제든지 '부메랑'으로 자기 자신에게 닥쳐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자성어 '세옹지마(塞翁之馬)'도 이와 비슷한 교훈을 준다. 


국제관계와 비교해서도 영천시 공직사회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조건'식으로 브릭스와 닮은꼴은 아닌지 유념해야 한다. 브릭스(BRICS) 국가들은 자원과 군사력은 엄청 세면서도 질적인 경제력은 빈약하고, 인권이 낮아 국민들은 여전히 불행한 나라로 취급받는다. 나만 이익보면 행복한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다. 모두의 행복지수가 함께 높아져야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다. 


그러나 영천시 공직사회는 G7 같은 선진국형 사회와는 점점 멀어지고, 브릭스의 난맥상이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는 영천시 최고 지도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 


사건의 주인공, 영천시 문화예술과 이제윤 전 계장은 지난달 30일 33년간의 공직생활을 홀연히 떠났다. 그가 떠나면서 새올(市공무원 내부망)에 올린 마지막 작별의 편지 한 장이 안타까움을 넘어 비애를 느끼게 했다. 그는 만년 계장이라는 힘든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일을 해 나왔고, 비굴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다 끝내 명예퇴직의 길을 선택했다. 


이 전 계장은 지난번 영천시 사무관 승진인사에서 근무평정과 다면평가가 매우 우수했음에도 아무런 사유 없이 탈락했다. 앞서 인사 평가점수를 억지로 낮추기 위해 영천시가 수정작업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본지의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영천시공무원노조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설문 결과 응답자의 67%가 민선 7기 영천시 인사가 불공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천시장, 부시장, 국장, 과장 등 간부 공무원 누구하나 책임있는 답변은 커녕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이씨의 편지 표현처럼 "정말 해도 너무한다"말이 딱 들어맞는 대목으로 영천시 고위 공직자의 몰염치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편지에서 “명예퇴직으로 공직을 떠나게 됐지만, 정말 명예롭게 떠나는 것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공직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참담하게 떠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깊은 상처와 많은 아쉬움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낼 것 같다”며 고통스런 심경을 드러냈다. 


근무평정 1위, 다면평가 최고점수를 받았음에도 5명이나 뽑는 사무관 승진에 4배수 후보자 20명에 올려놓고 무슨 이유로 배제했는지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어떠한 희망의 메시지도 없었기에 그는 무거운 절(寺) 보다 가벼운 중이 떠나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며 거대 권력 앞에 한낱 지푸라기 처럼 좌절했던 자신을 스스로 위로했다.

 

그는 남아 있는 공무원들에게는 “자신들의 보신과 이익을 위해 무고한 사람을 편을 갈라 희생시키고, 그 피해자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이런 폐단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하며 33년 공직을 거두고 동료들과 서둘러 작별을 고했다.  


영천시 노조가 설문 조사한 민선7기 전반의 人事 승진에 67%가 불공정했다고 결정했다. 더군다나 승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인맥, 부서, 인사권자 판단, 상관친분 순으로 확인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 한마디로 아부한자가 승진의 조건이었다면 인사권자 독선은 비판 받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아부한 자들은 사자성어 '세옹지마(塞翁之馬)'를 다시 한 번 더 되새겨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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