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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철우 경북도지사, "정치는 희망을 파는 일이고 행정은 눈물을 닦아주는 일" - 체면은 중요하지 않다▶지역민의 하소연 정부에 건의...‘경북형 거리두기…
  • 기사등록 2021-05-28 22:23:47
  • 수정 2021-05-28 22: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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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희망을 파는 일이고 행정은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 했다. 국회의원 세 번 후 도지사로 일하면서 온몸으로 깨달은 대명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로 민생경제는 무너지고 한숨이 깊어지는 지금,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사진 이철우 경북도지사>


지난 1월부터 도지사 직속으로 민생 살리기 특별본부를 가동하고 3월부터는 간부공무원들과 함께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새바람 행복버스'를 타고 시·군 현장을 찾아 나선 지 넉 달. 매주 한 번꼴로 다니다 보니 어느덧 12개 시·군 지역, 반환점을 돌았다.


사전 시나리오 없이 진행되는 간담회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울진에서 만난 한 어민은 강원도와 해상 경계지역 문제를 지적하며 호통을 치셨다. 도지사가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담당 국장과 과장에게 즉각 강원도에 확인시켜 협의를 이끌어 냈다.


포항에서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학원과 체육시설업계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천에서는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멈춰선 버스만 바라보는 교통·운수업계를 만났고, 경주에서는 코로나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의 한탄을 들었다.


정책은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지원을 못 받는 분들이 적지 않아 현장에 가지 않으면 모르고 넘겼을 일이 수두룩하다. 우리 도민들은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는데 이골이 나서 힘들다 말하기도 꺼리는 편이다. 그런데도 이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싶어 지사로서 어께가 무겁다.


특히 경산에서 외식업계의 눈물 섞인 하소연을 들으며 수도권 중심의 방역대책만 믿고 기다리다가 지역경제는 진짜 피눈물 흘리겠구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 중대본 회의 때마다 지역 실정에 맞게 방역을 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체면은 중요하지 않았다. 서울과 울릉도를 어떻게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느냐, 필요한 곳은 ‘핀셋관리’하겠다, 경북을 믿고 맡겨달라고 설득을 하고 또 했다.


끈질긴 설득 끝에 지난 4월 26일부터 인구 10만 명을 넘지 않는 12개 군 지역에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해제하는 ‘경북형 거리두기’를 시범 실시했다. 시행 한 달이 지난 지금,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해당 지역의 전통시장은 조금씩 북적이기 시작했고 카드 사용도 눈에 띄게 늘었다. 무엇보다 식당 사장님들이 “나라에서 주는 보조금보다 훨씬 더 득이 되니데이”하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에 따라 5월 24일부터는 영주시와 문경시로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


시범실시 초기에만 해도 대한민국이 경북을 주목하고 있으니 혹시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까봐 노심초사했다. 허나, 기우에 불과했다. 경북이 어떤 곳인가. 코로나19 위기를 제일 먼저 겪었지만 희생과 헌신의 경북정신으로 희망을 만들어 온 곳 아닌가. 이번에도 우리 도민들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위기극복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도지사가 찾아간다고 해서 당장 경제가 살아나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런 걸 기대하는 분들도 없다. 그래도 행복버스를 타고 현장을 가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민생의 손을 따뜻하게 잡는 것,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는 데 있다. 매 현장마다 “우리 이야기를 와서 들어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고맙다”고 말해주는 도민들이 있어 오히려 힘을 얻고 돌아온다.


지난 넉 달 동안 생존절벽에 서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포기보다는 이를 악물고 이겨내려는 도민들의 의지도 읽었다. 죽을 힘을 다 한다면 못 해낼 일이 없다는 사중구생의 각오로 도움이 필요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아내 지원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새바람 행복버스는 이번 주도 행복을 싣고 어려운 도민들을 찾아 현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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