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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농촌 마을 봉사직 '이장' 시대는 옛 말...선출직 위에 군림, 면장 위에 이장 시대 왔다.
  • 기사등록 2022-01-07 22:32:19
  • 수정 2022-01-07 23: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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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마을 봉사직 '이장' 시대는 옛 말

선출직 위에 군림, 면장 위에 이장 시대

이장은 주민의 생각을 수렴하는 전달자

이장의 생각을 관철시켜 주민을 끌고 가려 한다면 반드시 그 후과가 따를 것.

▲ 본지 장지수 기자


벌써 里長(이장)에 대한 기사를 여러 번 째 쓴다. 조선 시대 里長은 지방의 호적에 관한 일과 공공사무를 맡아보던 사람이다. 요즘은 행정 구역의 단위인 ‘이’(里)를 대표하여 행정을 대신해 전달 일을 맡아본다.


전국 228개 지자체에 95,000여명의 이장이 있다. 영천에만 16개 읍·면·동에 약 413명이다. 행정기관(읍·면)과 주민사이 가교 역할이 주다. 또 각 읍·면·동에는 이런 이장들을 대표하는 이장협의회장(이하 이장대표)이 있고, 더 위에는 각 이장협의회장을 대표하는 市연합회장(市대표)도 있다.


지방자치(민선출범) 부활 30년 만에 이장들의 입지는 실로 괄목할 만큼 비대해 졌다. 농촌 마을 봉사직 '이장' 시대는 옛말이다. 1990년 민선 자치제가 부활된 후 면장을 우지좌지 할 정도로 면장 위에 이장이다는 말이 웃어개소리가 아니다. 이제 市장 위에도 이장이다. 지방 시대 선출직에게는 비대한 권력으로 부활 했다고 해도 틀림 없다. 이같은 현상은 선출직이 있는한 없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선출직인 市장이 각 읍면동장을 지휘하고 자신의 선거를 위해 공무원을 조직화 하기 때문이다.


이장은 한마디로 주민들의 여러 생각을 가감 없이 수렴해 행정에 전달하거나 주민의 보조자다. 때문에 주민들을 이용해 이장 개인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군림자가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주민들 뒤에 숨어 마을 사업이나 특정 인을 위한 이권 개입으로 이득을 챙기는 절대자 역할을 해서는 더욱 안된다.


그런데 영천시 관내 이장(들)은 유별나게 특별나 보인다. 공장이나 신설 축사가 들어서도 이장이나 이장대표의 허가는 통과의례의 법칙이 적용된다. 특히 마을에 폐기물처리업(공장)이나 혐오시설 등이 들어설 경우는 더 가관이다. 주민들을 동원한 집단 데모 등으로 주민들을 이끌고 존재감을 나타내는 리더로 변한다. 청정 마을과 주민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마치 절대자 역활을 하고있다. 주민들은 속앓이 하면서도 목소리 큰 이장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농촌의 경우 연세가 많은 혼자 사는 세대가 늘어 나면서 할매·할배들에게 이장은 신(神)같은 절대자다. 일부 깨어있는 주민들에게는 안통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 많은 노인들은 젊은 이장(협의회장)의 큰 목소리 하나 만으로도 고양이 앞에 쥐가 된다. 어쩌다 이견이 있어 반대를 하고 싶어도 좋은 게 좋다는 촌 인심 때문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이장의 칼칼한 목소리에는 당연히 눈치 보기가 일쑤다. 그래서 이장(협의회장)이 이끄는 대로 따라 만 가는 처지가 대부분이다.


이장에게는 매달 30만원의 수당, 상여금, 각종 회의 수당, 자녀 학자금 혜택 등 년 간 수백만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또 각종 마을사업과 이권에도 개입할 여지가 많다. 면장을 옥죄 마을 예산 편성에도 관여한다. 더군다나 선거 철이 되면 알게 모르게 선출직들에 대한 '갑'질도 가능해진다.


이장의 이같은 '갑'질은 영천에서도 다양하다. 지역 한 이장은 "북안면의 경우 지난해 한 이장이 면장 사퇴하라면서 각을 세웠고, 화북면도 면장과 협의회장 싸움이 붙어 논란이 일었다"면서 '이제 면장 위에 이장있다"고 말한다


또 OO면에서는 지난 년 말 한 이장이 불법 얼음썰매장을 개장해 불법영업 중이다. 현장에는 농지 불법전용, 하천점용 허가 無, 사업자등록 無, 안전 대책 無, 사고 책임보헙 無, 위생허가 無 등 한마디로 불법 천국이다. 이용객에게 5천원씩 받는다. 주말이면 이용객이 400~500여명이 모여든다. 엄연히 불법을 저지르고도 이장의 위풍당당에 해당 면장이 행정집행은 고사하고 곤혹스러운 실정.


더군다나 또 다른 KK면에서 한 이장은 "협의회장이 市연합회장에 출마하기 위해 마을 혐오시설 반대는 자신이 완성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정관을 무시한 채 이장들을 소집해 자신의 연임을 밀어 붙이는 등 일방적 목소리를 높여 다른 이장들이 눈치를 보면서도 현 협의회장의 재신임을 승인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더 언급한다. 이장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켜 주민들을 끌고 가는 자가 아니라 낮은 자세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는 전달자 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똘똘 뭉치는 것도 좋지만 특정 세력화를 위해 존재감을 높이는 집단 이기주의에 올라타서는 안된다. 이장의 마음에 안 들면 왕따가 되거나 마을 공동 지원에도 제외되는 등 마을 사람들을 옥죄 끌고 가려 한다면 반드시 그 후과가 따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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