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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못줘 수난 겪는 최무선 송덕비(頌德碑), 부지 제공한 영천시 난감 - 설치 업체, 법적 소송으로 유치권 행사, 사유재산 표기로 영천시 이미지 훼…
  • 기사등록 2017-02-08 17:45:31
  • 수정 2017-02-08 19: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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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대에 길이 물려줄 지역 선현 최무선 장군의 공덕비가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송사에 휘말렸다. 공사 발주측이나 설치 업체측 모두 말못할 사정은 있기 마련이지만 대금지급 준비를 소흘이한 후손들에게도 잘못은 있어 보인다. 반면 공사후 대금을 받지못한 사정은 이해되지만 지역 역사적 인물을 담보로 그것도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볼모로 한 흉한 모습의 유치권 행사는 생각해볼 대목이다. 또 이런 사태가 발생하도록 문화유산을 관리 하지못한 영천시에도 책임은 있다. 누가 왜? 무엇 때문인지 살펴보자!

발주측 즉각 항소, 9일 항소심 1차 심리 앞두고 담담,



[영천투데이=장지수 기자] 금호 최무선(1325~1395) 과학관 전정에 세워진 최 선생의 공덕비(송덕비)가 수난을 겪고 있다. 후손들이 비를 세우고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못하자 설치 업자가 권리를 행사한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월25일 송덕비를 설치한 지역의 S건설(대표 성 모씨)이 비(碑)를 검은 가림막으로 가리고 그 위에 “본 송탑비는 법원판결에 의한 사유재산이므로 유치권 행사 중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시하면서 치부를 드러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사진>


송덕비(頌德碑)는 일종의 개념용어다. 다른 말로는 선정비(善政碑) 또는 유애비(遺愛碑)로 불리기도 한다. 사람의 공덕과 업적을 칭송하는 문자를 새겨 후대에 널리 알리기 위한 비(碑, 돌기둥)다. 공덕자를 우러러 송덕하고 그의 업적을 되새겨 존경함은 물론 후대들이 그의 정신을 본받게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최무선 장군의 공덕에 오히려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앞서 우려된다.


특히 영천시로서는 이 비(碑)가 최무선과학관 주차장 한 복판에 놓여있어 오가는 관광객들의 비웃음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시의 잘못으로 인한 특정 개인 권리행사로 보여 지고 있는데다 영천시 스스로가 최무선 장군의 업적에 먹칠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의 진의를 따져보면, 송덕비는 높이 7.3m, 넓이 3.5m, 두께 0.8m 크기의 약 75톤(t)규모다. 사업발주자는 최무선장군 추모기념사업회로 설치자는 S건설이며, 세워지는 부지는 영천시 소유로 총 공사비는 1억500만원이다. 모금을 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던 기념사업회는 앞서 2015년 4월6일 모금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 바로 '사)최무선 창조과학기술 포럼' 이다.


'영천시는 부지사용만 허락하고 설치비용 등 일체는 발주자와 공사업자 간 해결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비(碑)는 지난해 4월21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관용 도지사, 김영석 영천시장 및 권호락 전 영천시의회의장 등 각 기관단체장 등 500여명이 참석해 송덕비 건립 제막식을 가진바 있다.


하지만 발주자가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못하자 설치 업자측이 법정송사로 비석의 유치권을 행사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시는 좋은 일 한다는 뜻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조형물설치를 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업체 측은 “다소 금액의 협상 여지는 있다”면서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말하고 “공사하고 대금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며 강경한 입장. 그는 “영천시도 관리의 책임이 없지 않다”면서 “발주측이 성의를 갖고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제시한다면 굳이 이렇게 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반면 발주측 관계자는 ‘임고서원’ 비(碑)도 2~3년에 걸쳐 모금으로 설치대금을 지불한 것을 예로 들어.“모금하기도 어려우니 대금지급이 늦어질 수도 있으니 그래도 좋다면 공사를 하라”고 했으며 “S건설측도 이를 인정하고 공사를 시작했다”는 것.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모금도 쉽지 않다. 모금한 돈 중 일부는 먼저 지급했으며 업체 측의 입장을 고려해 재료(石)비와 일부 인건비 등은 우리(발주측)가 지불보증까지 했는데 모금 중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면서 내심 반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무선과학관 한 관계자는 “모금을 미리 준비해 공사를 해야 하는데 공사가 끝난 후 모금이 잘 안 돼 일어난 것 같다”면서 “지역 역사인물을 담보로 이런 사태는 보기가 안 좋다.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영천의 이미지는 떨어 떨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업체측이 소송을 제기해 1차 선고에서 6300만원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데 따라 발주측은 이에 즉각 항소해 오는 9일 항소심 1차 심리를 앞두고 있다. 다음 항소심 선고에 따라 이번 사태가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영천시로서도 시 부지위 사적인 시시비비에 난감해 하고있다. 해당 조형물에 대하여 철거명령을 내릴 수도 있지만 당초 설치허락을 해주었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설치당시 시는 지상권 설정이나 완공 후 소유권의 명확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대수롭지 않게 대응해 사적인 싸움에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는 답답한 실정이다.


3월이면 관광객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5월에는 경북도민 화합을 제창하는 제55회 도민체전이 준비돼 있다. 금호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서로 양보의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지역 역사적 선현의 일로 외부 사람들에게 우리의 치부를 너무 드러내는 일은 옳지 않다”면서 “최무선 장군의 송덕비의 깨끗한 얼굴을 빠른 시일 내 보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법정 송사와는 관계 없다'는 최무선 장군 후손 '대종회(회장 최용규)'에서는 "우리는 포럼이나 기념사업회와는 별개다. 법적 책임은 없지만 선대 할아버지의 일로 도덕적 책임을 느껴 현재 별도 모금을 준비 중이다. 다만 업체측과 금액 일부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모금을 목적으로 설립된 '최무선 창조과학기술 포럼'에 이사로 등재돼 있는 권호락 의원은 지난 6일 제181회 영천시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업무보고에 나선 영천시민회관 관장(한영히)에게 "이 같은 유치권 표시로 관광객들에게 영천시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면서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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