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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완우]“떠나면 오히려 더 그리울 것”…봉사는 주고 싶을 때 아낌없이 주는 것. - 영천시 자원봉사센터 최완우 소장 퇴임
  • 기사등록 2017-07-21 22: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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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자원봉사센터 최완우 소장] <</span>글=장지수 기자>


“자원봉사센터에 와서 하루 하루가 정말 행복했습니다. 봉사란 게 원래 댓가성 없이 주고 싶을 때 아낌없이 주는 것입니다”


오는 7월31일 임기 4년을 끝으로 영천시 자원봉사센터를 떠나는 최완우 소장((67)의 꾸밈없는 말이다. 잔잔하면서도 소탈함을 간직한 최 소장에게는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그런 그가 2013년 2월 초등학교 교장을 뒤로하고 영천시자원봉사센터에 발을 들인지 만 4년이 지난 오는 31일 센터를 떠나게 됐다. 4년 임기가 만료되었기 때문이다.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봉사자 리더로 센터문을 들어설 때 "급여나 돈을 주는 곳이면 오지 않겠다"던 욕심 없는 인생이다.


그의 자원봉사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가 더 남아주기를 바란다. 그가 떠난 자리가 아쉽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 소장은 “가을에 낙엽이 지는 것은 봄에 새 잎을 위해서라”며 더 활력이 넘치는 센터를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


지역에 자원봉사센터 법인을 처음 설립했던 한 공무원은 최근 최 소장으로부터 “내가 교직을 끝으로 처음 자원봉사센터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또 다른 인생 개척의 길이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행운이고 복 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 공무원은 “그가 그동안 얼마나 지역을 사랑하고 봉사정신에 투철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고 기자에게 귀띔 한다.



최 소장이 센터를 이끈 4년 동안 인구 10만 지역 봉사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과거 봉사가 물질적으로 나눈다는 개념이었다 면 지금은 노력봉사에서 재능기부로 옮겨왔다. 봉사를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수혜자 입장을 고려해 자신만의노하우가 충만해져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단순하게 도움을 준다는 개념은 점차 봉사의 의미에서 사라지고 꼭 필요한 곳에 맞춤형 자원봉사가 절실한 시대라는 것이다. 이것이 최완우 소장의 자원봉사에 대한 정의다.


4년 동안 그의 업적은 실로 빛난다.  첫 부임한 2013년보다 영천 인구는 줄었다. 하지만 자원봉사 등록 인원과 활동인원은 눈에 보이게 늘었다.  2013년도에 15,787명이던 등록자 수는 올 6월 기준 20,275명으로 4,488명 늘었고 실질적 활동인원 수도  2013년 2,583명에서 4,515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장난감도서관 수탁과 영천별빛어린이집 수탁, 그리고 안정화된 센터 직원과 함께 큰 내적 성장을 이루었다.


그가 부임한 첫해부터 센터는 빛나기 시작했다. 매년 수많은 사업성과를 내고도 남았다. 2013년도에는 경북뚝심이 자원봉사단릴레이활동과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개발사업 공모 선정에서부터 경북도지사 상을 시작으로 전국자원봉사자 대상, 행정자치부장관상 등 이루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센터는 물론 봉사자 개인의 상만 하더라도 100여명이 훌쩍 넘는다.


퇴임 후 혹 하시고 싶은 것이라도 있습니까? 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이곳을 떠나도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허락하면 리더가 아닌 순수봉사자로서 여러 단체에 가입해 오히려 더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로지 자원봉사에 굳은살이 박인 인생 그 자체다. “아직도 부족하다. 활력을 더 불어넣어야 하는데. 그리고 학생 자원봉사자도 더 늘면 좋은데”라며 계속 이어가야 할 추진 중인 사업들을 들추며 만지작거렸다. 내심 새로 부임할 후임자에게 살짝 소리 없는 기대를 거는 눈치다.


최 소장은 직원들에게도 각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느 날 기자가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최 소장이 혼자 들어왔다. 그의 성품 탓인지 가끔 점심식사 때 직원들이 불편할까봐 사비로 나 홀로 점심을 할 때가 많았던 모양이다.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경북교육대상, 국무총리 모범 공무원 표창, 대한교육연합 특별상 등 수많은 상들이 그의 성품을 돌아 보게 하지만 이제 31일이면 최 소장은 떠난다. “그동안 자신을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게 무한 고마움을 느낀다”면서도 여전히 그는 직원들에게 “땀의 댓가는 정직하다”고 말하고 “맡은바 자신의 직분에만 충실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1951년생으로 올해 만67세인 그는 1972년 영천초등학교 교사를 첫 직장으로 교직에서 교감, 교장을 지내고 2013년 퇴임하는 41년 동안 오로지 꼬맹이들만 상대했다.
교사는 원래 이슬을 먹고사는 직업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때문인지 그에게는 아직도 풋풋함이 몸에 배였다. 영천시자원봉사센터가 아니더라도 그가 떠난 자리가 어디든 그 풋풋하고 순수함은 그림자로 남을 것이다.


지난 19일 스타컨벤션웨딩 연회장에서 올해 자원봉사자 역량강화 교육 및 스타빌리지사업 평가회가 열렸다. 최 소장의 마지막 행사였다. 퇴임식도 가질만 하지만 그는 손사래를 쳤다. 이 날 그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좋아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를 큰 소리로 외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면서 참석자들에게 한번 실천해 보기를 권했다.


하루가 지나면 또 다른 하루가 온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되듯 최 소장은 인생의 첫 시작을 항상 좋아요!로 시작했단다. 부인 이경조 여사와의사이에 2남을 두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생활화하는 그가 남긴 『좋아요! 인생』은 이제 남은 우리가 물려받아야 할 유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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