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는 뇌신경 질환 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얼굴근육의 마비로 인하여 눈과 입 등이 한 쪽으로 비뚤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므로 구안와사 또는 구안괘사라고도 한다.

이 질환은 생각하고 염려하는 것이 지나칠 때, 과로, 추위에 노출되었을 때 또는 원인불명 등의 유인에 의해 발병되는데 주로 경락(經絡)이 공허한 상태에서 풍한의 사기(邪氣)가 침입하여 경락이 막히고 기혈이 순환되지 못해 발병한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소아, 각종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남녀노소, 계절에 관계없이 바쁜 업무와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구분하는데 중추성은 뇌혈관 질환이나 뇌종양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벨마비(Bell's palsy), 람세이 헌트(Ramsay-Hunt)증후군과 같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얼굴신경 자체에 이상이 발생해 나타나는 것이다.

진행과정은 전구기, 마비기, 악화기, 평행기, 회복기를 거치게 되는데 안면신경마비의 증상은 수시간 또는 수일 내에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48시간 이내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대개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편측성으로, 얼굴의 이상감각이나 얼굴의 비뚤어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마비된 쪽의 입이 늘어지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마비된 쪽으로 새어나오게 된다.

마비된 쪽에 신경통과 같은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음식의 맛을 못 느낀다거나 소리가 크게 들리는 증상, 눈물이 줄어들거나 반대로 눈물이 과다하게 나오는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벨 마비라고도 불리우는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5일 정도면 환자들의 마비가 최대에 이르며 수주에서 2개월 내에 80%의 환자가 회복된다. 10일 이후에도 신경손상의 소견이 있으면 3개월 후에야 회복이 시작되어 길게는 2년 이상까지 회복이 이어지고 대개 불완전한 회복을 보이며 6~8%에서 평균 10년 후에 재발한다. 람세이 헌트(Ramsay-Hunt)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일 경우가 많으며 예후는 벨마비보다 좋지 않다.

 
구안와사의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면비대칭이 지속되거나 안면신경마비가 재발되는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인데, 후유증의 치료는 구안와사를 치료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과 큰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내적으로는 균형이 깨진 기와 혈의 순환을 바로 잡고 저하된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외적으로는 경직된 안면근을 풀어주고 혈류 순환을 돕는 안면침이나 매선요법과 같은 시술을 통해 안면근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방법도 병행해야 한다.

실제로 구안와사에 대한 침치료와 약침치료는 단독으로 양방적 약물 치료만 했을 때보다 유의한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특정 기저질환 없이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면역력의 저하로 많이 발생하는 구안와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스트레스와 피로 지수를 낮추고,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생활과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 급격한 온도차 역시 체내 자율신경계를 교란시켜 면역력의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냉방기를 사용할 때 적정 온도를 지키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