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영천시, 비 피해 예견된 '인재' 논란...도동 16가구 침수, 지난해 주민 요구 묵살이 원인 - 도동·삼호·죽곡 피해 주민, 100% '인재'로 규정
  • 기사등록 2024-07-13 22:10:31
  • 수정 2024-07-15 16:03:01
기사수정

[영천투데이=장지수 기자]

[기자수첩] 영천시, 비 피해 예견된 '인재' 논란


최기문, 물난리 뒷전, 행사장 찾아 표심 축사 뒷말

"보여주기식 형식적 재난 안전 점검이 피해 키워"

도동·삼호·죽곡 피해 주민 100% '인재'로 규정

도동 16가구 침수, 지난해 주민 요구 묵살이 원인

도동 저류조 전기 시설, 올해 반드시 위치 높여야

낮이기에 망정, 야간에 일어나면 인명피해 컸을 것


▲ (영천투데이 장지수 기자)


지난 4일간 내린 비로 경북 영천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최기문 영천시장의 보여주기식 안전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마디로 형식적 관리에 따른 '인재'라는 비난이다.


이런 논란은 지난 12일 오전 9시 18분께 화남면 유곡저수지 둑 붕괴로 수면위에 올랐다. 유곡저수지는 축조된 지 50년이 넘은 노후 저수지로 "최근 10년여 관리를 방치한 것"을 주민들은 붕괴 원인으로 꼽았다.


▲ 지난 12일 오전 9시 18분께부터 화남면 유곡저수지 둑 한 가운데가 붕괴하기 시작해 20여분 만에 하류로 물이 모두 빠져나갔다. 이 사고로 죽곡1리 마을 15가구 과수원 일부가 유실되고, 박 씨 주택 담장이 무너지는가 하면 400개가 넘는 양봉 통이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등 물난리를 겪었다. (사진/장지수 기자)


이로 인해 둑 지반이 이완되면서 물넘이가 아닌 둑 한 가운데 폭 5미터, 깊이 5미터가량이 싹뚝 잘려 붕괴하면서 오전 10시께 하류 15가구 주민 과수원이 유실되는 등 농지 19ha가 초토화되는 물난리를 겪었다. 형식적 저수지 관리에 따른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최 시장의 행보다. 최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유곡저수지 붕괴 보고를 받고도 같은 시각 오전 11시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쌍계동 '영천행복마을 스타빌리지 33호' 개소식을 찾아 느긋한 축사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 12일 화남면 죽곡리 유곡저수지 제방이 붕괴하자 이날 오전 9시 40분 이같은 보고를 받고도 최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쌍계동 `영천행복마을 스타빌리지 33호` 개소식장에서 축사를 하고있어 시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최 시장은 이날 오전 12시께야 유곡저수지 제방 붕괴 현장을 찾아 수습 지시를 내렸다. (사진/장지수 기자)


앞서 영천시는 지난 2014년 남부 괴연저수지 둑이 무너지면서 놀란 가슴을 쓰려내려야 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이번 저수지 둑 붕괴 소식에 영천시민들은 과거 괴연지 붕괴를 연상하면서 귀를 쫑긋 세웠다.


화남면 한 주민은 "유곡저수지 둑 붕괴 현장을 누구보다 발 빠르게 찾아가 수습 대책을 지시하고 사고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시장이 물난리 현장은 뒷전이고 표심 얻기 행사장 축사가 말이 되느냐!"며 이같이 '인재' 비난에 가세했다.


이번 비 피해 '인재'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10일 남부동 도동 1통 16가구 주민이 오전 9시께 물이 어깨높이까지 물이 차는 주택 침수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저류조 배수펌프 가동이 멈춰 서면서다.


▲ 지난 10일 오전 10시께 남부동 도동 1통 저류지 배수펌프장에 물이 차면서 가동이 중단되면서 일대 15가구 주택이 침수됐다. 이날 주민들은 마당에서 어깨높이까지 물이 차면서 가재도구를 버리고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사진/장지수 기자)


사고 전날 최 시장이 시설점검을 했다는데도 대비책이 전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영천시에는 사고 후 수습할 3 상용(전기) 양수기(모터)조차 구하지 못해 허둥지둥 하면서 골든타임을 빼앗겼다.


도동 1통 관계자는 100% '인재'로 못 박았다. "지난해 물난리에 저류조 펌프 전기 시설과 역류 방지 수문의 높이가 낮아 비가 많이 오면 펌프실(전기) 등 침수로 배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최 시장에게 직접 "배수지 전기 시설 위치를 높여달라 요청했다"는 것.


주민들과 영천시에 따르면 이번 도동 배수지 침수는 북안천 수위가 오르고, 강물이 저류조로 역류해 저류조 배수펌프(전기) 시설이 물에 잠겨 가동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1시간여 만에 마을 침수가 일어났다. "최 시장이 주민의 경고에 귀 기울였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사고라"는 게 도동 1통 주민의 말이다.


"대낮에 발생한 사고여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런 사고가 밤에 일어났다면 수많은 인명 피해가 불가피한 사건"이라는 게 주민들의 이구동성이다.


인재 논란은 더 있다. 11일 발생한 금호읍 삼호리 4-2 포도 농가 침수다. 이 사건도 아침 시간대다. 침수 농가는 '삼호동 배수문'과 바로 접해 있다. 배수문 주 관리기관은 금호읍사무소로 크기는 가로·세로 3M 2개 수문이다.


▲ 11일 오전 10시쯤 삼호동 배수문을 닫지 못해 주택과 포도밭에 허리까지 물리차는 바람에 금호읍 삼호리 한 포도농가 장독대는 물론 포도 상자, 비료, 농업용 냉장고 및 소금 등 모든 농자재 침수 피해를 보았다. (피해 농가 주민이 물이 차오른 수위를 가리키고 있다.) 이 사고는 공무원이 배수문 작동 방법을 몰라 일어난 `인재`라는 피해 주민의 주장이다. (사진/장지수 기자)


피해 농가 옆 소하천은 "금호강보다 높은 위치에 있고, 좀처럼 배수문으로 강물 역류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금호강 수위가 최고점에 도달하는 11일 오전 8시께부터 역류가 의심되어 관리기관인 금호읍사무소에 긴급 구호 요청을 보냈다.


하지만 금호읍 직원은 현장 도착 1시간 20여 분 동안 배수문 작동 방법조차 몰라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주택과 포도밭이 허리 높이까지 침수되면서 장독대는 물론 포도 상자, 비료, 농업용 냉장고 및 소금 등 모든 농자재 침수 피해를 보았다.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배수문을 강제(수동) 강제 조작을 위해 출입하려해도 "출동 공무원이 자물쇠 비밀번호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결국 카터기동원 소동이 일고 본청 직원이 도착한 후에야 자물쇠를 열어 배수문 컨트롤 박스에 접근해 강제 수동 레버를 밟았다"는 것이다.


피해 주민은 "이는 공무원의 형식적 탁상행정의 표본으로 100% '인재'다"라며 영천시의 보여주기식 재난안전 대책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 시장의 보여주기식 시정 행보가 피해를 더 키웠다"는 주장이다.


그는 "최기문 영천시장이 선출직으로 표심에만 시정을 집중시킨 나머지 정작 민원성 시정은 뒷전으로 밀려나 공무원까지 해이해 지면서 보여주기식 행정을 펼친 것이 이런 '인재'를 불러왔다"며 최 시장의 표심을 흔드는 보여주기식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주부터는 본격 장마가 시작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맛비가 점차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15일 대구·경북 남부 지역에는 하루 동안 30∼80㎜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오는 화요일 부터는 장맛비가 중부권으로 확산한다는 예보다.


최기문 시장은 주민들로부터 비 피해가 '인재'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표심을 흔들기 위한 행보를 중단하고, 다가오는 비 피해 대비에 실질적인 행정력을 총동원해야할 것이다.


▲ 지난 12일 화남면 죽곡리 유곡저수지 제방 붕괴로 하류 500여 미터 박씨 주택의 마당 축대가 일부 유실되고, 사육 중이든 꿀벌통 400여 개가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등 물난리를 겪었다. (사진/장지수 기자)


0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yctoday.net/news/view.php?idx=1198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회원로그인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청도군 이서면, 우거진 잡초밭...황금빛 웃음 해바라기 휴식처로
  •  기사 이미지 민주평통 영천, 한민족 뿌리 찾아 3박 4일 백두산 연수
  •  기사 이미지 영천 제6회 작약꽃 축제...10일부터 19일까지 영천시 화북면 일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