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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이 ‘갑’질하는 전쟁범죄기업(일본) 영천에 있다. - 김영석 영천시장, 장학금도 받고 기업 활동 도와 - “우리국민 강제로 끌고가 고된 노역으로 악명 높은 (주)다이셀” - 전범기업 투자 국민연금 "전범기업 몰랐다"
  • 기사등록 2016-02-28 23:12:37
  • 수정 2019-08-26 16: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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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때 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지원한 전범기업이 우리 영천에 존재한다. 그것도 을사늑약보다 더한 ‘갑’과 ‘을’이 뒤바뀐 노예계약에 가까운 계약과 함께 여러 특혜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에 국가가 국민연금까지 투입했다. 바로 5년 전 영천의 경제자유구역청 에 둥지를 튼 (주)다이셀이다. 일본군 위안부문제로 가뜩이나 반일감정이 정점에 올라있는 이때 오히려 이 같은 기업이 영천에서 환대를 받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업을 김영석 영천시장은 “900여 공직자들이 기업가적인 마인드로 무장해 영천지역 외국투자기업 1호 유치기업이다”고 자랑했다. 이 때문에 삼일절을 앞두고 전범기업으로 구겨진 우리의 자존심을 들춰보겠다며 한 언론사가 26일 공개하고 나섰다. 우리 지역민들까지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는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5일 아침 7시30분 CBS라디오 ‘김현정 뉴스 쇼’에서 폭로돼 그 진위를 추적해 본다.

▲ 2012년7월10일 (주)다이셀의 기공식에 김영석 영천시장과 정희수 국회의원, 김관용 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CBS 기자


◯ 日 전범기업 '모시는' 대한민국…노예계약까지
◯ 전범기업의 카메라, 미사일까지 수입…국민연금은 전범기업에 투자
◯ 지하오염물도 우리가 처리… 20여 곳 굴욕 계약
◯ 日 전범기업 최소 34곳 국내진출 확인 …부품 들어간 무기도 수입


5년 전 영천에 둥지를 튼 (주)다이셀은 태평양 전쟁 당시 화학물질로 군복용 섬유, 카메라용 필림 등을 만들던 회사이다. 이 회사는 특히 우리 국민들을 강제로 끌어가 노역을 시킨 악명으로 높다.


(주)다이셀은 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첨단소재부품소재산업지구에서 지난 2012년 7월10일 영천지역 외국인투자 1호 기업으로 기공식을 가졌다. 기공식 당시 다이셀은 41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에어백용 가스발생장치인 인플레이터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생산 제품은 현대기아자동차 등에 납품하며 2014년에는 영천시장학회에 500만원의 장학금도 기탁했다. 지금도 김영석 영천시장은 수시로 다이셀사와 기업 활동 등 의견을 교환한다.


특히 다이셀은 지난 2012년 당시 국내 후보지 7곳 중 가장 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영천시를 선택했다. 특혜와 관련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 전범기업, 연합군 포로와 중국인 강제동원에 대해선 사과나 화해를 했으면서도 유독 우리국민에 대해서만 공식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오늘날 국내에서 환대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어요,” “삼일절을 앞두고, 전범기업으로 다시 한 번 구겨진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한번 들춰보겠습니다.”며 권 기자는 취재 배경을 설명했다.



권 기자는 당시 다이셀에 끌려간 우리국민은 공식 문서로만 확인된 숫자가 최소 144명이다고 밝혔다.<사진> 이 자료는 이 회사 오사카 부근 공장에서 일한 조선인 노동자 명부로 일제강점기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가 확보한 1946년도 자료다.


얼마나 고된 강제 노동을 시켰을까? 당시 강제노역 상황은 인근 나고야 비행기 공장에서 노동했던 박해옥 할머니의 증언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박 할머니는 "비행기 부속품을 자기네들이 만들어주면 우리는 갖다주고 갖다주고. 무거우니까 하루종일 그 일을 하면 다리가 제일 아파요. 하라는 대로 안하고 반항하는 사람은 맞죠. 발로 차버리고 때리고. 그러니까 무서워서 하라는 대로 하고 댕기죠" 라고 증언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파도 일 안하면 때리고 밟았으며 무서워서 안 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이 내용이 75년 전 나고야 상황이었다는 할머니의 증언이다.


권 기자는 다이셀이 특혜도 받았다고 말했다. 권 기자는 “다이셀은 지금은 자동차 에어백 가스주입 장치(인플레이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현대기아차가 납품처이고요. 문제는 입주하면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으로부터 여러 특혜를 받았다는 점입니다.”면서 폭로했다.


권 기자는 특혜의 증거로 “투자합의서를 보니 통상적인 ‘갑’과‘을’의 지위가 완전히 바뀌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투자계획도 ‘을’(다이셀)이 변경가능하고요. 계약 파기권한도 ‘을’에게만 있고요. 지하오염물이 발생시 ‘을’은 책임지지 않고, ‘갑’이 처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을’의 권리는 20여개나 되는 반면, ‘갑’의 권리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다른 기업들과는 이런 계약 체결조차 안했다”고 말했다.



권 기자의 이 말대로 당시 계약 체결 과정을 알고 있는 A씨는 "일본을 다녀와서 을사늑약보다 더한 노예 계약에 사인하게 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담당자들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참 지독한 사람들이다, 요구한 사안들이 완전히 노예계약과 동일하다, 굉장히 어려운 일을 짊어지고 왔다고 이야기 했죠" 라며 권 기자의 특혜발언을 뒷받침 했다. <사진>


....중략.....


이번 취재 과정에서 권 기자가 밝힌 이런 전범기업들이 300개나 된다고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기업은 34개로 파악됐다. 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의 외국인투자기업정보를 통해 대조해 얻은 결과다. 미쓰비시가 전기, 상사 두 개 계열사로 들어와 있고, 히타치, 도시바, 후지전기, 닛산자동차, 스미토모화학, 요코하마타이어, 파나소닉 등의 기업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권 기자는 확인했다.<자료>



권 기자는 이들 전범기업들 제품이 국내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쓰비시 계열사 제품만 잠깐 살펴보면요. 니콘 카메라, 기린맥주, 미쓰비시 프로젝터, 미쓰비시 엘리베이터 등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일본 전범기업이 만든 무기까지 국내에 들어와 있습니다.”면서 방송에서 흥분을 나타냈다.


※다음은 김현정 앵크와 권 기자의 나머지 방송대화 요지다.※


◇ 김현정> 아니, 전범기업이 만든 무기를 우리가 쓰고 있다는 말인가요?


◆ 권민철> 일본 군국주의 부활로 전범기업들이 최근 무기생산에 나선 때문입니다. 태평양전쟁당시 자살특공대 '가미가제(神風)'라고 있었죠? 가미가제가 탔던 전투기가 제로센(零戰)인데, 미쓰비시 중공업이 제로센을 지난달 다시 내놓았습니다. 또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진주만 공습에 가담했던 항공모함 '가가(Kaga)' 이름을 붙인 구축함을 지난해 일본 자위대에 공급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일본 무기가 국내로까지 들어오게 된 건데, 바로 패트리어트(PAC) 미사일 부품에 made in Japan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아예 우리나라 자본이 이들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하는 일까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범기업의 무기가 수입돼 오고, 우리나라가 전범기업에 투자도 하고… 믿기지 않네요. 누가 전범기업에 투자했다는 건가요?


◆ 권민철> 국민연금입니다. 이게 지난해 국정감사 때도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78개 전범기업에 7,817억원을 투자한 걸로 돼 있습니다. 민족문제 연구소 김민철 책임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지탄을 받는 기업들인데, 거기에 더군다나 국민들의 세금을 투자한다는 것은 역사경험을 떠나 현재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건 문제가 많죠"


◆ 권민철> 하지만 국민연금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해명 한번 들어보시죠.

"일본 전범기업 자체를 어디까지로 범주를 둘 것인가 이런 것도 판단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준을 설정을 할 때. 그거는 우리 안에서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걸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전범기업을 어디까지로 설정할거냐. 그 기업이 전범기업인 줄 몰랐다는 거네요?


◆ 권민철> 앞서 전범기업들이 미국, 중국 피해자들과 달리 우리 피해자들에게만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우리 스스로 초래한 결과가 아닌지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미쓰비시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음성 들어보시죠.


"우리는 배상을 하라고 넣고 있어도 거기서 말을 안하고 있어요. 지금. 그러니까 깔보고 얕보고 그런 거 같아요. 어디에다 분통나서 말도 못하고 어떻게 할까 모르겠어요"


◇ 김현정> 우리는 사과 배상도 못받았는데 투자하고 유치하는 상황. 그래서 할머니는 우리가 무시당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많죠?


◆ 권민철> 당시 국내외에 78만명이 강제 동원됐는데, 23만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습니다. 현재 우리정부로부터 피해사실을 인정받아 위로금 받고 있는 당사자와 후손이 전체의 10%인 7만 7천여명(중복심사 포함)입니다. 그러니까 피해자의 90%는 그냥 잊혀진 셈인 거죠.


◇ 김현정> 이런 상황 속에서 전범기업들은 국내에서 환대를 받으며 돈벌고 있고… 듣고 보니 화도 나지만, 부끄럽기도 해요.

◆ 권민철> 사실 몇년전 불매 운동이 벌이기도 했거든요. 광주(光州) 지역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이 미쓰비시 제품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였습니다. 이 단체의 안영숙 사무국장의 이야기 들어보죠.

"위로금 몇푼 주겠다, 아니면 일본에 유학 오는 학생들 장학금 몇푼 주겠다며 자기 이미지 관리만 하더라. 실질적으로 사죄나 배상은 전혀 하지 않고. 그래서 미쓰비시라는 기업에 타격을 주기위해서는 불매운동을 하면 좋겠다"


◆ 권민철> 결국 광주의 미쓰비시 자동차 매장이 문을 닫았고, 그리고는 2013년엔 미쓰비시 자동차가 한국에서 완전 철수했습니다. 이어서 지난해부터 다시 전범기업 불매 운동을 위해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였지만 안타깝게도 국민들의 무관심 때문에 결국 목표 숫자를 다 채우지 못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의 관심. 국민들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도,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던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 우리 알지 않습니까? 한 번 더 새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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